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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컷] 코로나19, 美 '남성 동성애자 헌혈' 기준도 바꿨다

2020-04-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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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헌혈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혈액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줄어든 헌혈.

지난 2월 대한적십자사는 대국민 헌혈 참여 호소문을 발표했다.

최근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한 미국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헌혈 기피 등으로 혈액 수급에 비상.

"충분한 혈액 공급을 위해 헌혈을 해달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12일(이하 현지시간) 긴급 성명을 발표.

그러자 혈액 부족 사태의 새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백만 명 이상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동성애 혹은 양성애 남성에 대한 헌혈 정책을 개정하라.'

에이즈가 창궐한 1983년부터 남성 동성애자의 헌혈을 금지한 미국.

'성소수자를 차별한다.'

비판이 계속되자 2015년 FDA는 남성 동성애자와 양성애자의 헌혈을 허용했다.

그러나 여기엔 조건이 붙었는데.

'다른 남성과의 성관계 이후 1년이 지나야 헌혈 가능.'

혈액 검사로 에이즈 원인 바이러스인 HIV 감염과 B형 간염 여부 확인에 각각 평균 2~4주, 2개월 이상이 걸리기 때문.

우리나라도 헌혈 전 문진으로 '남성의 경우 최근 1년 이내 남성과의 성접촉' 여부를 묻는데.

이 같은 동성 간 성접촉 경험자의 헌혈 규제는 각국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성소수자를 낙인찍고 차별하는 조항."

미국 abc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17명은 FDA에 서한을 보내 헌혈 제한 조건의 수정을 요구.

"편견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 성소수자 인권단체 GLAAD 등 관련 단체도 청원과 서한 등을 통해 FDA의 동성애·양성애 남성 헌혈 정책 변경을 촉구.

"남성 성소수자 헌혈 규제를 없애면 60만 파인트(약 28만2천 리터) 이상의 추가 헌혈이 이뤄질 것."

GLAAD 측은 2014년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주장.

민주당 의원들과 성소수자 단체 모두 성소수자 헌혈 규제 철폐 주장 근거로 '코로나19에 따른 혈액 부족'을 언급.

'헌혈자가 누구든 모든 혈액이 전염성 질환 등에 대한 검사를 거치므로 성소수자 헌혈 규제는 필요 없다'는 것이 이들 주장.

미국, 프랑스 등 최근 몇 년간 '전면 금지'에서 '조건부 허용'으로 남성 동성애자 헌혈 규정을 완화한 국가들.

반면 중국은 2012년 남성 동성애자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헌혈 금지 제도화.

관련 논란이 재연된 가운데 FDA는 지난 2일 남성 동성애자 헌혈 제한 지침을 완화해 발표.

동성과의 성관계 후 헌혈 금지 기간을 12개월에서 3개월로 줄여.

코로나19가 미국에서 수십 년간 논쟁이던 성소수자의 헌혈 기준까지 바꿔놓았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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