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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다룬 첫 장편영화 '황무지' 공개

2020-05-22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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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다룬 첫 장편영화 '황무지'가 31년만에 상영됐습니다.

광주 진압군의 입장을 다룬 파격적인 작품인데 영화를 만든 감독은 이제라도 가해자의 양심선언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효정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5·18 진압군이었던 주인공은 광주에서 죄없는 소녀에게 총부리를 겨눈 뒤 기지촌에 들어가 고뇌하며 지냅니다.

미군의 폭압을 보며 심경 변화를 겪고, "양심에 따르라"는 신부의 조언에 따라 광주 망월동 묘역에서 분신합니다.

지금 봐도 파격적인 이 영화는 1988년 개봉 당시 문화공보부 압박에 상영조차 못했다가 5·18 40주년을 맞아 이번에 관객과 만났습니다.

<김태영 / 다큐멘터리 감독> "냉동된 채 잠자고 있는 작품을 상영하게 됐고 더불어 5.18 광주항쟁 40주년에 하게 돼서 너무 기쁘고요. 사실은 눈물이 날 정도로 즐겁습니다."

1980년 음악 다방 디제이로 일하던 김 감독은 5월 대규모 시위를 목격한 뒤 정권의 폭압에 눈을 떴고, 영화 제작에 몰두했습니다.

광주항쟁에 참여한 젊은이의 의문사를 다룬 첫 영화 '칸트씨의 발표회'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만든 '황무지'는 가해자의 양심선언을 다뤘지만 개봉은 커녕, 필름을 빼앗기고 전 재산을 날려야 했습니다.

<김태영 / 다큐멘터리 감독> "광주에서 상영할때는 1차에 와서 아세톤 뿌렸는데 다행히 막아서 아세톤이 필름에 안 닿았는데, 2차에 필름을 깡패들하고 같이 탈취해갔어요. 그러니까 없죠."

당대 영화인도 함부로 나서지 못하던 시절. 평범한 청년의 시각으로 만든 작품이 5·18을 기록한 첫 장편 영화로 기억된 셈입니다.

감독은 이제라도 빛을 본 작품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단 한마디라고 말했습니다.

<김태영 / 다큐멘터리 감독> "3천명이 넘는 병사들 가운데 한 분이라도 이 작품을 통해서 다른 기회를 통해서든 한 분이라도 공개적인 양심선언이 있으면 좋겠다."

연합뉴스TV 박효정입니다. (ba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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