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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컷]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8년 전 이 절규는 왜 시작됐나

2020-06-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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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비무장 상태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사망.

8분 46초간 진압당하며 죽어가던 그가 남긴 말,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

이 영상을 본 미국인들의 분노는 전국적인 시위로 이어졌다.

불길이 치솟고 연기가 자욱한 현장에서 시민들은 손에 하나씩 피켓을 들었는데.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SNS까지 들불처럼 번진 이 구호, 대체 언제부터 쓰인 걸까?

2012년 미국 플로리다주 샌포드.

자경단원(지역 자율방범단체)이던 히스패닉계 백인 조지 지머먼이 편의점에서 귀가하던 17세 흑인 청년 트레이본 마틴을 총격 살해.

지머먼은 마틴을 범죄자로 의심해 뒤를 쫓았고, 그 과정에서 위협을 느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

2013년 그가 무죄 판결을 받자 거센 논란.

분노한 시민들은 흑인을 향한 폭력과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BlackLivesMatter(BLM)란 해시태그를 올리기 시작.

이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흑인 민권 운동이 촉발한 계기는 이듬해 퍼거슨 사태.

2014년 미주리주 퍼거슨.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의 무차별 총격에 사망.

"제 아들은 아무에게도 해를 가하지 않았다.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한 18살 청년일 뿐이었다."(레슬리 맥스패든, 숨진 브라운의 어머니)

그러나 윌슨 역시 정당방위가 인정돼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그러자 항의 시위가 소요 사태로 번졌고.

경찰의 공권력 남용 방지와 사법시스템 개혁 촉구 목소리가 미국 전역에서 분출.

이후 경관 몸에 부착하는 보디캠이 도입되는 등 긍정적인 움직임도 있었지만.

플로이드의 죽음처럼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 사건 반복돼.

2019년 기준 미국인 중 흑인이 백인보다 경찰에 의해 사망할 확률이 2.5배 높았다.

공권력 남용 배경엔 미국 공무원의 면책권이 있다는 지적도.

"선의로 인권을 침해한 공무원들은 면책을 받을 권리가 있다."(1967년 미국 대법원판결)

2013~2019년 공무 도중 살해에 연루된 미국 경찰관의 99%가 형사 고발되지 않았다.

이번 시위 확산에 뿌리 깊은 인종차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터져나오는데.

"유색 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과 건강, 교육, 직업에 대한 역사적 불평등을 드러냈다."(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 대표)

"우리는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도 용납하거나 모른 체할 수 없다."(프란치스코 교황)

어느 시대, 사회에서도 피부색이 차별과 폭력의 이유가 돼선 안 된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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