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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나요] 우리 엄마 때리지 마세요…불안에 떠는 공무원 가족

2020-06-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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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논쟁 중 느닷없이 뺨을 때리고, 기습적으로 주먹을 날리는 민원인.

2020년, 대한민국 관공서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무원 폭행입니다.

지난 15일 거제시청. 체납차량번호판 영치 과정에 대해 항의하던 30대 남성이 50대 여성 공무원을 폭행했습니다.

"공무원을 죽이겠다", "가만히 두지 않겠다" 이 남성은 시청을 찾기 전 전화로도 공무원을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 2일 창원시 마산합포구청. 긴급생계지원금 입금 과정에 불만을 갖고 찾아온 40대 남성이 50대 여성 공무원을 폭행했습니다.

자신에게 맞아 실신한 공무원 옆에서 태연하게 아이스크림을 먹는 남성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자아냈는데요.

창원시 관계자는 "병원에 입원한 해당 여성 공무원뿐만 아니라 남편, 자녀들까지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족들도 소식을 듣고 뉴스에서 폭행 동영상을 보면서 얼마나 충격을 받았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폭행과 폭언, 성희롱…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민원공무원에게 위해를 가한 사례는 2018년 3만4천484건에서 2019년 3만8천54건으로 10.3% 늘어났습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관공서. 언제, 어떤 폭력에 노출될지 몰라 공포에 떠는 공무원들.

"(국민의) 가장 가까이에서 고민을 해결해주는 사회복지 공무원들이 죽어 나간다."

안전한 업무환경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도 등장했는데요.

"폭행 대응 매뉴얼도 없는 지자체가 많다", "공무원에게 폭력을 행사할 경우 강한 처벌을 부탁"

외국은 어떨까요. 201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한 도시의 사회보장국.

한 남성이 논쟁 중에 보안직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는데요.

"공공기관 내부에서 일어난 폭력 사건"

최근 법원은 이 남성에게 징역 2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미국 뉴욕주의 한 도시. 지난 3월 한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 감염증에 감염시키겠다"며 우체부를 위협했습니다.

우체부에게 침을 뱉은 여성은 공무원 폭행 혐의로 체포, 최대 8년 형에 처하게 됐죠.

현지 매체는 연방지방검찰청이 공무원 폭행을 '범죄'로 규정, "공무원을 지켜주겠다"는 메시지를 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최근 창원시를 비롯해 다수의 지자체가 공무원 폭행에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한편 재발 방지 대책을 모색 중인데요.

창원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처하고,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대책 마련에 철저를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행정안전부 또한 비상벨 설치, 청원경찰 배치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김창호 전국공무원노조 대변인은 "공무원 폭행 사건 사례를 수집 중"이라며 "여성 공무원들이 이유 없이 폭행당하는 사건에 공무원 가족들이 불안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무원 노조는 기관의 역할 강화와 함께 국민들의 인식 개선을 부탁했는데요.

욕먹고, 맞는 공무원들.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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