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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컷] "여승무원 치마 안 입어요" 하늘 위에 부는 성별 파괴 바람

2020-07-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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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젠더리스(genderless)는 성의 구별이 없는, 중성적이란 뜻.

다양한 성(性) 정체성을 포용하자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주목받는 키워드로, 근래 본격적으로 패션계를 점령했다.

남자가 치마를 입거나 여자가 터프하게 '남성적' 복장을 하는 것을 뛰어넘어 요즘엔 남녀 성별 경계가 모호한 패션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누구도 옷 속의 몸은 볼 수 없으니 (함부로) 타인의 몸을 평가하면 안 돼요."(빌리 아일리시)

젠더리스 룩으로 유명한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는 남성복인지 여성복인지 알 수 없을 만큼 헐렁하고 품이 큰 의상을 즐겨 입는다.

반면, 미국 뮤지컬 배우 빌리 포터는 '드레스 입는 남자'로 유명하다.

지난해 포터가 오스카 시상식에서 선보인 턱시도 드레스는 젠더리스 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한층 높였다.

남녀 구분에 갇혀 살기를 거부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학교·직장 유니폼에도 성별 파괴가 시작됐다.

지난 2018년 일본의 한 중학교에 성소수자를 배려한 젠더리스 교복이 도입됐고, 지난해 멕시코시티에서는 시장이 직접 성 중립적 교복 정책을 발표했다.

"소년이 치마를 입을 수 있고 소녀도 바지를 입을 수 있다."

'여성적 유니폼'의 대명사인 항공사 승무원 복장에는 일찌감치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여성 승무원에게 치마와 바지의 선택권을 주거나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고 일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최근 화제가 된 항공사는 우리나라 신생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

에어로케이는 지난달 패션지 보그코리아 SNS를 통해 젠더리스 룩 유니폼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 속 모델들은 '여성적' 혹은 '남성적'이라 구분 짓기 어려운 실용적인 옷차림을 선보였다.

여승무원의 치마 유니폼은 따로 없고, 남녀 모두 티셔츠에 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는다.

"성별 고정 관념에 따라 치마와 바지로 구별되는 기존 유니폼을 탈피해 활동성과 편의성을 강조했다."(에어로케이 측)

대중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기존의 승무원 복장은 불편해 보였다. 속 시원하다.'

"타이트한 유니폼에 구두 신고 근무하는 것 보면서 실용적으로 바뀌면 안되나 했는데…. 좋은 시도다."

패션계를 사로잡은 젠더리스 룩, 하늘 위 승무원들 복장에도 성별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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