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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워치] 성매매에 성폭행까지…위기 청소년 조기발견 절실

2020-09-1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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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에서 가출 청소년 9명을 상대로 성매매 등을 시키며 착취를 일삼아온 사건, 범행 내용이 너무 악랄하고, 유사 사건이 적지 않을 거라는 우려 때문에 저희 연합뉴스TV가 여러 차례에 걸쳐 이 문제를 보도하고 있는데요, 이 사건을 취재한 사회부 정인용 기자와 함께 좀더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먼저 사건 내용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이번 사건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인천과 경기도 일대에서 벌어진 일로, 두 개 조직 10여명이 검거되고 6명이 구속된 건데요. 이들은 SNS 등을 통해서 성매수남을 구한 뒤에 피해 청소년들을 성매매 장소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피해 청소년은 14살밖에 안 되는 여중생을 포함해 17살까지 모두 9명이었는데요, 우선 먼저 검거된 첫번째 조직을 보면, 스무살 전후 성인들인데 가출 청소년들에게 알음알음 접근해 조직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고, 아이들이 그만두고 싶다고 하면 가족에게 알리겠다는 식으로 협박한 사실도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또 돈을 더 벌기 위해 피해 학생 2~3명을 동시에 불러 변태적인 성행위를 시키거나 아이들이 성매매 과정에서 마약을 강제로 투약받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아이들의 성을 매수한 남성은 최소 1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특히 이 중에는 공무원, 심지어 교사까지 포함돼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경찰은 이들이 성매매 대상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일단 첫번째 조직만 정리해주셨는데, 두 번째 조직의 범행 내용도 설명해주시죠.

[기자]


두 번째 조직 일당 4명은 우선 모두 구속이 됐고, 첫 번째 조직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입니다, 경찰이 첫번째 조직 관련자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추가로 혐의점을 포착해 수사에 들어가게 됐는데요. 19살~20살 남녀 일당 4명은 이른바 숙식을 제공해주겠다며 접근하는 이른바 '헬퍼'라는 조직이었습니다. 인천의 한 오피스텔에서 잠을 재워주는 대신에 밤이 되면 수도권 곳곳에서 아이들에게 성매매를 하도록 했는데요, 은밀하게 진행되다 보니 주변에서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오피스텔 관계자> "그거는 난 첨 들어보는 얘기네요. 저희는 몰라요. (그런 내용이라도 들으신 적이 있는지?) 여기 사람들이 한 두명인가요."

특히 성매수남으로부터 받은 돈을 본인들이 모두 챙겼고, 심지어 피해자들을 성폭행까지 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이 새로운 조직 수사에 나섰고 5개월 추적 끝에 검거했습니다. 아직 두 조직 모두 조사가 끝나지 않아, 성매수남 등을 포함한 실체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이번 취재 과정에서 일부 청소년들로부터 가출한 친구들의 실제 생활에 대해서도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고 하죠?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네, 저희 취재팀은 늦은 밤 한 번화가에서 마주친 남녀 고등학생 두 명으로부터 주변의 가출한 친구들이 생계유지 등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 들을 수 있었는데요. 한 번 들어보시죠.

<고등학교 1학년> "걔네가 보통 자는 곳이 친구집이랑 모텔이나 숙박업소나 가끔 가다가 길바닥이나 그런 곳에서. 돌아다니면서 방황하고 19살 그런 선배들 중에도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선배들이 많은데 성매매 이용해서 돈 벌게 하는 것도 있고…"

한 번 유혹의 손길이 뻗치면 다시 나오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저 못하겠어요' 그러면 협박식으로 너 증거 있으니까 신고할 거야 퍼뜨릴 거야 이렇게 반 강제적으로…"

실제로 여가부 실태 조사에 따르면 위기청소년 가운데 조건만남을 경험한 비율이 거의 절반에 달했고, 특히 경험한 시기와 관련해 가출 후가 거의 80%에 육박했습니다.

[앵커]


정 기자, 그럼 가출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국가가 나서서 발견하고 안식처를 제공하는 게 중요할 거 같은데, 정부에선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그래서 그 동안 숱한 대책들이 나왔는데요. 학교를 다니는 학생 가운데 학내 '위클래스'라고 위기학생 상담교실도 있고, 또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더 나아가 일시, 단기, 중장기 쉼터 등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미 장기간 가출을 하는 등 고위험상황에 이르기 전에 위기 관리가 선제적으로 되지 못하다 보니 결국 범죄 등에까지 노출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는 건데요. 우선적으로 이런 위기청소년 통합정보망이 얼른 마련이 돼서, 징후가 보일 때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교육부와 여가부 간의 정보 연계도 지적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현재 아이들이 원하지 않을 경우 이들 부처 간 정보 교류가 쉽지 않는데, 한 번 들어보시죠.

<교육부 관계자> "본인 의사가 '정보를 제공해주기가 꺼려진다'는 학생들은 동의를 안 할 수도 있고 그러면 여가부로 정보연계를 못하는 경우도 발생…"

또 차선책으로, 가출청소년의 숙식을 해결해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쉼터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또 그 규모도 확대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백혜정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쉼터는 공간이 한정돼 있어서 이 친구들을 다 받기가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런 것들이 확충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인력지원이 충분히 잘 안 돼요."

[앵커]


네, 방금 말씀하신 쉼터가 실제로 어떤 곳인지, 직접 그곳에서 생활하는 학생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네요.

[기자]


네 저희 취재팀이 직접 만났는데, 처음에 쉼터로 오는 데에만도 3년이라는 꽤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쉼터 이용 청소년> "(처음 가출 때) 아는 언니랑 같이 살았어요. 한 두달 정도 있다가 그 언니 아는 오빠들과 같이 있다가 그리고 친구들과 살았죠."

앞서 인천 가출 청소년 사건 때처럼 잘 곳과 밥을 해결해주는 '헬퍼'들과 지내기도 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의정부에서 이동식 쉼터를 발견하고 들어오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행동들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는데요, 들어보겠습니다.

<쉼터 이용 청소년> "집을 안 나왔으면 학교도 졸업하고 그러지 않았을까…꿈을 다시 생각해보라고 할 것 같아요."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청소년 876만명 가운데 27만명이 가출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사후 대책이 아닌 사전에 면밀한 관찰을 통해 아이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앵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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