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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처] 종이병에 든 코카콜라?…"콜라 포장에 플라스틱 안 쓰겠다"

2021-02-2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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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플라스틱 프리', '제로 웨이스트'. 환경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말들입니다.

분해되지 않은 채 오래 남아 동식물의 건강한 생존을 위협하고 지구 온난화 등 각종 환경문제를 유발하는 플라스틱.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플라스틱을 남용하면서 지구를 병들게 했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쓰기, 플라스틱 칫솔 대신 대나무 칫솔 사용 등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환경부도 올해 1월부터 SNS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품 사용을 약속하는 '고고챌린지'를 진행 중인데요.

세계 각국에서도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여 환경을 지키자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개인뿐 아니라 각국 기업과 정부 차원에서도 '플라스틱 프리'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건데요.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최근 코카콜라가 "장기적으로 콜라 포장에 플라스틱을 쓰지 않기 위해 종이로 만든 콜라병을 개발한다"고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영국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현재 탄산의 압력을 버틸 수 있을 만큼 튼튼한 종이 콜라병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개발된 종이병은 액체가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에 얇은 플라스틱 막이 있습니다.

그러나 코카콜라 측은 장기적으로는 플라스틱이 전혀 섞이지 않고 재활용이 가능하면서도 탄산이 빠져나가지 않을 종이병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젖지 않으면서도 탄산의 압력을 버티는 종이를 만들고, 이와 동시에 코카콜라 특유의 병 모양을 디자인해야 하는 작업인데요.

얼핏 듣기에도 쉽지 않은 이 프로젝트를 코카콜라는 덴마크의 '파보코'라는 종이병 제작 업체와 함께 진행 중입니다.

BBC에 따르면 파보코는 이미 7년 전부터 개발 작업에 들어가 제작한 종이병에 코카콜라의 과일음료 브랜드 '아데즈'를 담아 올여름 헝가리에서 시험 유통할 예정입니다.

코카콜라가 자사의 대표 탄산음료에 종이 포장을 적용하는 모험을 감행하는 것은 그동안 코카콜라에 쏟아진 사회적 압박이 작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시각입니다.

'고향'인 미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엄청난 판매량을 유지하며 세계 1위 탄산음료 자리를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는 코카콜라는 많이 팔리는 만큼 버려지는 코카콜라 병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인데요.

지난해 12월 한 환경운동단체의 조사 결과 코카콜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유발하는 기업'으로 꼽혔습니다.

매년 50여개국의 강과 바다, 공원 등에 버려진 쓰레기양을 조사해서 발표하는 이 불명예 리스트에 코카콜라는 펩시, 네슬레 등과 함께 3년 연속으로 이름을 올렸는데요.

환경단체는 코카콜라가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유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종이병 콜라'는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코카콜라를 향한 환경단체들의 비판 또한 잦아지는 상황에서 등장한 '회심의 카드'인 셈인데요.

코카콜라가 종이병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에 세계 1위 탄산음료 브랜드의 솔선수범을 칭찬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한편에서는 '종이병 제작을 위해 얼마나 많은 나무를 베는 건가', '그냥 유리병을 쓰라'는 등 비판 여론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카콜라와 같은 유명 브랜드를 중심으로 음료 포장재를 변경해 환경보호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은 점점 활발해지는 모양새입니다.

지난해 영국 스카치위스키 브랜드인 조니워커도 위스키용 종이병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고 덴마크의 칼스버그 맥주 역시 2019년에 목재 섬유를 이용한 종이 맥주병을 개발한다고 밝혔는데요.

아직 대부분의 사람들은 플라스틱을 재료로 한 음료 용기에 익숙합니다.

그러나 음료업계의 환경보호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탄산음료와 맥주를 종이병에 마실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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