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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차벨 누른 덕에 구사일생…생존자가 전한 사고순간

2021-06-1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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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이번 '광주 건물 붕괴 참사'의 생존자 가운데에는 하차를 위해 뒷자리에서 출구로 몸을 옮겼다가 구사일생으로 죽음을 피한 60대 여성이 있는데요.

생존자가 딸을 통해 처참했던 사고의 순간을 전해왔습니다.

정영빈 기자입니다.

[앵커]

철거건물이 덮치면서 발생한 광주 버스 참사의 생존자 가운데 한 명인 60대 여성 김모 씨.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았던 그는 하차 버튼을 누른 뒤 출구 앞으로 몸을 옮겼다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고 딸 이모씨는 전했습니다.

<이모씨 / 생존자 김씨의 딸> "뒷자리에 계셨던 분들이 다 돌아가셨잖아요. 뒷자리에 앉아있었어요, 저의 엄마도. 근데 학동 거기 내리려고 걸어 나온 거예요. 그리고 벨을 누른 거예요."

당시 뒤쪽 좌석의 승객 9명은 모두 사망했고, 김씨를 포함한 앞쪽 승객 8명은 중상을 입었습니다.

버스 앞부분으로 쓰러진 가로수와 버스 앞쪽 지붕에 설치된 압축천연가스 탱크가 차례로 건물 더미에 대한 완충 작용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버스에 가해진 충격이 워낙 컸기에 김씨는 머리 곳곳이 찢어져 많은 피를 흘렸고, 척추 압박골절과 고관절 골절로 허리와 다리를 모두 쓰지 못해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후유증이 우려되고 장기간 재활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김씨를 포함한 생존자 일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처참한 모습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데다 곳곳에서 들려왔던 "살려달라"는 목소리도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

<이모씨 / 생존자 김씨의 딸> "(살려주세요라는 소리가) 귀에 들렸다는데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는 거예요. 그 순간에 그런 게 귀로 들렸던 거예요. 매몰이니까 돌아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셨던 것 같은데…."

김씨의 경우 불면증과 식욕 부진으로 수혈을 받은 뒤에야 수술실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연합뉴스TV 정영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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