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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이슈] '큰절 안 한' 중국인 아이돌에 쏠린 시선

2022-01-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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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아이돌 그룹인 '에버글로우'의 중국인 멤버 왕이런이 한국식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지난 2일 에버글로우가 팬 사인회를 열고 팬들과 만났는데 다른 멤버 5명이 새해를 맞아 팬들에게 큰절할 때, 왕이런은 한 손으로 다른 손을 감싸며 몸을 양옆으로 흔드는 중국식 인사를 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선 하늘과 땅, 부모에게만 무릎을 꿇는 전통이 있다고 합니다.

에버글로우는 2019년 3월 데뷔한 6인조 걸그룹으로 이유, 시현, 미아, 온다, 아샤 등 한국인 멤버들과 왕이런으로 짜였습니다.

이와 관련,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생 노다영(19) 씨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거니 여기에 맞춰야 한다"며 거부감을 보였습니다.

개인사업을 하는 윤병주(28) 씨는 "주변에 (한국 문화에 지키지 않는 외국 아이돌들에 대해)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좀 많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근래 포털과 소셜미디어 등에 왕이런에 대한 거부감과 반감이 많이 쏟아졌습니다.

누리꾼들은 한국에서 활동하려면 현지 문화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논리를 펴는데요.

그러나 이런 반응의 밑바탕에는 중국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보입니다.

사실 국내에서 중화권 아이돌 멤버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특히 최근 중화권 출신 아이돌이 '항미원조(抗美援朝) 70주년'을 기념하는 글을 써 반감을 사기도 했습니다.

중국 내에선 6.25 전쟁을 남북한 간의 내전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미국에 저항하고 북한을 돕기 위해 전쟁에 참여했다는 의미에서 항미원조 전쟁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는 명백한 북한의 남침을 부정하고, 심지어 미화하기까지 하는 것으로 인식돼 한국 내에서 공분을 살 수밖에 없는데요.

이에 대해 문제의 발언을 한 중화권 아이돌을 겨냥한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국적과 관계없이 멤버 그 자체를 보고 활동을 응원해줘야 한다는 팬들도 적지 않은데요.

대학생 박과경(20) 씨는 왕이런의 중국식 인사에 대해 "중국의 문화에 맞게 예의를 갖춘 것"이라고 말했고, 고교생인 조윤서(17) 양은 "만약 내가 다른 나라에 가서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다면 서글플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국내에서 왕이런의 중국식 새해 인사가 논란이 되자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에서 '#왕이런' '#중국인은 큰 절 안한다' 는 해시태그를 올리며 왕이런을 칭찬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한국인들이 지나치게 중국식 문화에 과민반응을 보인다'는 기사를 통해 "드라마 등 문화 상품은 포용적이어야 하며, 한국인들의 비판은 한국 문화 확산에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김인희 동북아역사재단 한중관계사연구소 소장은 "중국에선 젓가락으로 밥을 먹고 밥그릇을 들고 먹는 게 일반적이지만 한국에선 그렇지 않다"며 "한중 간 문화의 차이가 크다. 양측은 서로 다른 문화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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