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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브리핑] 윤대통령 취임 일성은 '비핵화'…북한은 코로나 비상

2022-05-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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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외교·안보 부처와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지성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이번 주에 새 정부,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국내 정책은 물론이고 외교·안보 정책과 대북 기조에서도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한반도의 북쪽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오늘 대담에서 다 다뤄볼 텐데요.

지 기자. 오늘 어떤 얘기를 전해주실지, 핵심 주제부터 먼저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 화요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습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북한을 향해 비핵화를 촉구하면서 북한이 비핵화에 나선다면 확실한 보상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이 내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은 지난 목요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모두가 코로나19 감염자인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은 전국적으로 열병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며 발열 환자 통계와 사망자 수까지 연일 공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밝힌 환자 통계를 전해드리고 북한이 코로나 환자 발생 사실을 공개한 배경이 무엇인지, 어떤 식의 방역 정책을 펼치려고 하는지 설명할까 합니다.

북한에서 코로나 감염 의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윤석열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을 지원할 의사를 밝혔는데, 북한이 지원을 수용할지 여부도 짚어보겠습니다.

북한은 코로나 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도 한쪽에서는 국방력 강화 행보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난 목요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무력 시위에 나섰는데, 이 내용도 잠깐 언급할까 합니다.

[앵커]

우선, 윤석열 대통령 취임사부터 살펴보시죠.

저도 대통령 취임사를 생방송으로 들었는데, '자유'라는 단어가 자주 귀에 꽂히더라고요.

실제로 취임식 연설 내용 중에 '자유'라는 단어가 35차례로, 가장 많이 등장했습니다.

지 기자는 취임사에서 어떤 부분에 가장 관심이 가던가요?

[기자]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자유'를 거듭 강조할 때 "북한 주민들도 대한민국 국민들처럼 자유를 누리는 날은 언제 올까"라고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제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를 가장 주목해서 볼 수밖에 없었는데요.

우선 윤 대통령이 비핵화 대상은 북한이라는 점을 명시한 것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북한은 자신들의 핵무장이 미국의 핵 위협으로부터 국권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주장합니다.

즉 자신들의 핵 개발 원인은 미국 때문이라는 억지 논리인데요.

이 때문에 '북한 비핵화'라는 용어에 거부감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북한을 어르고 달래서 어떻게든 협상을 이어가야 했던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북한이 싫어하는 용어를 쓸 수 없었겠죠.

하지만,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핵 문제의 본질을 '북한의 비핵화'라고 분명하게 규정했습니다.

또한 윤 대통령은 한반도에서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해서는 북핵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경우 확실한 경제적 보상이 따를 거란 점도 강조했는데, 이 부분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저는 한반도뿐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서도 그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습니다."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면 경제적 보상을 하겠다는 구상은 새 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는데, 구체적으로 북한 비핵화 과정과 연계해서 '남북공동 경제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 구상은 이명박 정부가 내놨던 '비핵·개방 3000'과 매우 유사합니다.

경제적인 유인책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인데, 하지만 이런 제안에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김정은 정권의 첫째 목표는 경제적 지원이 아니라 핵을 담보로 체제 안전을 확실하게 보장받겠다는 겁니다.

국제사회로부터 정상적인 국가로 인정받음으로써 외부로부터의 침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겁니다.

이런 목표를 실현하게 해줄 수 있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예전부터 계속 북미 수교를 원했던 것이고, 미국과의 협상만 고집했던 겁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은 다음 주에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떻게 하면 북한을 비핵화 협상장으로 끌어낼지에 대해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논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북한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각한 것 같습니다.

오늘도 신규 환자와 사망자 수까지 공개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일 대책 회의를 열고 있습니다.

우선 북한이 공개한 코로나 발생 상황, 그리고 현재까지 알려진 관련 통계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북한은 지난 목요일 새벽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며 북한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북한이 코로나 환자 발생 사실을 공개한 것은 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 매체도 이 사실을 보도했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조선중앙TV> "2020년 2월부터 오늘에 이르는 2년 3개월에 걸쳐 굳건히 지켜온 우리의 비상방역 전선에 파공이 생기는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국가 비상방역 지휘부와 해당 단위들에서는 지난 5월 8일 수도(평양)의 어느 한 단체의 유열자(발열환자)들에게서 채집한 검체에 대한 엄격한 유전자 배열 분석 결과를 심의하고, 최근에 세계적으로 급속히 전파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BA.2'와 일치하다고 결론했습니다."

BA.2는 기존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30∼50%가량 센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진단검사에서 다른 변이체보다 검출하기가 어려워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립니다.

북한 노동당 정치국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최대 비상방역 체계'로 이행한다고 선포했습니다.

노동당 정치국 회의 영상을 보면 김 위원장이 마스크를 쓴 모습이 확인되는데, '노 마스크'를 고집하던 김 위원장까지 마스크를 썼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북한이 공개한 환자 통계를 살펴볼 텐데요.

북한은 '코로나19 확산'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열병' 또는 '전염병'이라고 설명합니다.

특히 발열 환자를 '유열자'라고 부르며 유열자 통계만 공개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의 진단 검사 시스템이 취약해 발열 환자에 대해 일일이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우리 관점에서는 북한의 발열 환자를 대부분 코로나19 감염 의심자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북한은 어제 처음으로 발열 환자 누적 통계를 공개했는데, 4월 말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이 폭발적으로 전파돼 12일 현재까지 35만여 명의 발열 환자가 집계됐다며 12일 하루 동안에만 1만 8,000여 명의 발열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다행히 전체 환자 중 16만 2,200여 명이 완치돼 나머지 18만 7,800여 명이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들 중 6명이 사망했는데, 그중에는 스텔스 오미크론 확진자 1명도 포함됐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오늘도 새로운 통계를 공개했는데, 어제(13일) 하루에만 17만 4,440여 명의 발열 환자가 새로 확인되고 8만 1,430여 명이 완치됐으며 사망자는 2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4월 말부터 13일까지 누적 통계를 보면 총 52만 4,440여 명에게서 발열 증상이 나타났고, 24만 3,630여 명이 완치돼 현재 격리자는 28만 810여 명, 그리고 전체 사망자는 27명입니다.

[앵커]

어제 하루에만 17만 명의 감염 의심자가 나오고 사망자도 빠르게 늘고 있는데,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배경이나 원인에 대해 알려진 게 있나요?

중국 등으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수는 있어도 이렇게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것은 강력한 통제와 방역을 유지해온 북한에서는 이례적인 일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목요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면서 방역 부문의 '무경각과 해이, 무책임과 무능'을 질타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같은 날 방역 지휘부를 시찰한 자리에서도 마치 방역 당국에 모든 잘못이 있는 것처럼 말했습니다.

<조선중앙TV> "총비서(김정은) 동지께서는 열병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여 동시다발적으로 전파·확산됐다는 것은 우리가 이미 세워놓은 방역 체계에도 허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심각히 지적하시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되고, 지금처럼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하게 된 진짜 원인은 김정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북한은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접경 지역에 접근하는 사람이나 동물에게 총격을 가할 정도로 국경을 철통같이 봉쇄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 1월 중순부터 중국에서 수입 물품을 들여오기 위해 북·중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했는데, 중국에서 수입한 것은 주로 아파트 내부 인테리어에 사용하는 타일 등의 건설자재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중국에서 건설자재를 부랴부랴 수입한 것은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 전에 평양시 송화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경루동 고급주택 단지를 완공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김정은 공식 집권 10주년으로, 송화지구 아파트와 경루동 고급주택을 주민들에게 나눠주면서 자신의 치적과 '인민 사랑'을 과시하기 위해 국경 문을 열었던 겁니다.

중국 단둥에서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북·중 화물열차 운행은 지난달 29일 중단됐지만, 화물열차가 단둥과 북한과 신의주 사이를 약 4개월간 오가면서 하역 작업자나 세관원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한편 지금처럼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하게 된 것도 김정은 지시로 치러진 4월의 대형 정치행사들이 원인입니다.

김 위원장 본인도 열병이 수도권, 즉 평양을 중심으로 전파됐다고 말했고, 북한 당국도 4월 말부터 열병이 폭발적으로 확산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4월은 김정은 집권 10년, 김일성 생일 110주년, 김일성 빨치산 창설 90주년이 겹치면서 김정은 집권 이래 역대 최대 인원이 동원돼 열병식과 군중시위, 무도회 등 경축 행사를 벌였습니다.

이 행사들은 모두 '노 마스크'로 치러졌습니다.

특히 4월 25일에 열린 열병식에는 각 지역에서 올라온 군인 2만여 명이 동원됐는데요.

김 위원장은 행사 이후 열병식에 참가한 군인뿐만 아니라 열병식을 관람한 경축 행사 참가자 전원과도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열병식 당일 김일성 광장을 가득 채우고 환호를 올리는 사람들을 일명 '바닥대열'이라고 부르는데, 김 위원장은 '바닥대열'에 동원된 수만 명의 청년들과도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결국 4월 25일 열병식 당시 김일성 광장을 꽉 채운 수십만 명의 인원과 다 기념사진을 찍은 셈인데요.

기념촬영 행사를 한다고 마스크도 안 쓴 사람들을 한 번에 수천 명, 수만 명씩 모아놓으니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으면 이상한 거죠.

김 위원장 본인도 이번 코로나 비상사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오늘 오전에 열린 노동당 정치국 협의회에서도 "무한한 충실성과 헌신으로 인민의 안전과 안녕을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다짐했을 겁니다.

[앵커]

북한이 이번에 코로나 환자 발생 사실과 감염 의심자 통계 등을 공개한 것을 두고 외부의 지원, 즉 방역 물품이나 의약품 지원을 받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들이 일각에서 나오는데요.

하지만 북한은 자체로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방역 전략은 무엇인가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오늘 오전에 열린 정치국 협의회에서 이번 코로나 확산 사태를 "건국 이래의 대동란"이라고 표현하면서도, 북한 당국 자체 힘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당과 인민의 일심단결에 기초한 강한 조직력과 통제력을 유지하고 방역 투쟁을 강화해나간다면 얼마든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이 지역 간 통제 불능한 전파가 아니라 봉쇄 지역과 해당 단위 내에서의 전파 상황"이라며 "악성 전염병을 능히 최단기간 내에 극복할 수 있는 신심을 가져야 한다"고 독려했습니다.

한마디로 이번 사태를 노동당의 강력한 조직력과 통제력으로 극복하겠다는 얘기입니다.

노동당 정치국은 12일 회의에서 북한 전역의 모든 도·시·군을 지역별로 철저히 봉쇄하고, 생산 단위나 생활 단위별로 완전히 차단한 상태에서 일상생활을 하라는 내용의 비상 지시문을 하달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주민들의 이동을 전면 금지한 조치로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주민들의 이동이 완전히 통제되고, 장마당과 식당 등의 운영도 금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평양시 화성지구 아파트 단지 건설과 같은 국가적 사업이나 모내기 등 제철에 해야 하는 일들은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중국처럼 지역 간, 마을 간 이동을 완전히 통제한 상태에서 코로나 확진자를 치료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겠다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오늘 열린 정치국 협의회에서 중국의 방역 정책을 '선진적'이라며 중국을 적극 따라 배우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을 닫아걸고, 주민의 이동을 완전히 통제하면 경제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은 당장 먹을 쌀을 살 수도 없고, 식량을 비축해놓지 못한 사람들은 끼니를 거르게 됩니다.

강력한 통제 정책으로 코로나 확산 속도는 늦출 수 있을지 몰라도 코로나로 사망하는 사람보다 굶어 죽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도 염두에 뒀는지 김 위원장은 오늘 회의에서 자신의 관저에 있던 상비약품을 당에 바친다면서 어려운 가정에 전달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돕고 위해주는 우리 사회의 덕과 정이 그 어떤 최신 의학보다 더 강력한 방역 대승의 비결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얘기는 돈이 있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자기 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식량과 약품 등을 나눠주라는 의미로 보입니다.

당국 차원의 긴급 구호 대책이나 의약품 공급 대책이 있겠지만, 워낙 경제가 낙후하다 보니 북한 당국이 일일이 다 챙길 여력이 안 됩니다.

따라서 북한이 이번에 코로나 환자 발생 사실도 밝히고, 연일 환자 통계를 공개하며 내부적으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부각하는 것은 강력한 통제 정책에 대한 주민들의 협조나, 주민들의 자발적 기부 등을 끌어내기 위한 의도라고 봅니다.

[앵커]

외부의 지원을 기대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건데 그런데 그 방역 전략이라는 것이 주민 이동 통제나 자발적 기부 정도뿐이라면 궁극적인 대책이 아니잖아요.

의약품도 부족할 테고 식량도 필요할 거고, 결국은 외부의 지원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윤석열 정부가 북한 주민에게 의약품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는데, 북한이 한국 정부의 지원을 수용할 가능성은 있나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통령실 기자실을 방문해 통일부를 통해 북한에 코로나19 백신 지원 등을 협의할 실무접촉을 제의하겠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북한이 요청해올 경우 언제든지 방역 물품과 의약품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과연 북한이 한국에 손을 내밀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노동당의 통제력', 그리고 '덕과 정'으로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얘기는 외부 지원을 안 받겠다는 뜻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쪽을 향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위협하고, 또 대남 핵 위협 발언을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을 통해서도 다 공개했는데, 그런 남쪽에 손을 내밀면 김정은 정권의 체면은 뭐가 되겠습니까.

물론 지금보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해 북한이 도저히 자력으로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 오면 외부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국제기구 차원의 지원은 받아도 한국 정부로부터의 직접 지원은 거부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북한 입장에서는 외부의 지원이 필요하더라도 중국의 지원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생각일 겁니다.

김 위원장이 오늘 중국의 소위 '선진적인' 방역을 따라 배우라고 얘기한 것도, 사태가 심각해져서 외부의 지원을 받더라도 중국의 지원을 받겠다는 생각이 깔려있다고 봅니다.

중국 정부도 어제 이번 북한의 코로나 확산 사태와 관련해 얼마든지 지원할 뜻이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앵커]

중국이라는 든든한 '빽'이 있으니 남쪽에는 손을 내밀지 않을 거라는 얘기네요.

그럼 마지막으로 북한이 지난 목요일에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얘기를 해보죠.

북한이 코로나 확산 사태 와중에도 이렇게 미사일을 계속 쏘는 이유는 뭐죠?

[기자]


네, 북한은 지난 목요일 오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틀만으로,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무력 도발입니다.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비행거리는 약 360km, 고도는 약 90km, 속도는 마하 5로 탐지됐습니다.

군 당국은 이번에 발사한 것을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라고 부르는 'KN-25'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초대형 방사포'에는 정밀타격 능력을 높여주는 유도 기능이 있어 한미 군 당국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합니다.

특히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면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무기체계입니다.

대남용 무기체계인 초대형 방사포는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이고 충남 계룡대까지 타격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에 미사일을 쏜 것은 새 정부의 대비태세를 떠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북한은 목요일 오전에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공개하면서 '최대 비상방역 체제'로의 전환을 공포하고는 당일 오후에는 무력 시위에 나섰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코로나 방역에 집중하면서도 자신들의 계획에 따라 국방력 강화 행보를 지속할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이 때문에 앞으로도 탄도미사일 발사는 계속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핵실험은 미사일 발사와는 다른 차원의 도발인데요.

언젠가는 코로나19 의약품 등을 지원해줄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서라도 핵실험은 당분간 자제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북한이 앞으로도 계속 코로나 의심 감염자 통계를 공개할지 두고 봐야겠지만, 이번 사태가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도 북한의 코로나 확산 상황 자세히 살펴봐야겠습니다.

또 다음 주에는 새 정부의 첫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데요.

여기서 양국 정상이 어떤 현안들을 논의할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지 기자, 그럼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김정은 #북한코로나 #탄도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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