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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로 떨어진 원전 가동률…24기 중 9기는 정비

송고시간2018-01-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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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보다 길어진 예방정비…"규제기관이 더 엄정한 잣대"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국내에 운영 중인 원자력발전소 다수가 정비를 받으면서 원전 가동률이 크게 하락했다.

정부가 원전 안전점검을 강화하면서 정비 기간이 길어진 것이 주원인이지만, 원자력계에서는 탈(脫)원전을 추진하는 정부가 필요 이상으로 까다로운 잣대를 적용한다는 불만도 있다. 13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국내 원전 24기 중 9기가 현재 계획예방정비를 받고 있어 가동되지 않고 있다.

고리 3·4호기, 신고리 1호기, 한빛 4·6호기, 한울 2·3호기, 월성 1호기, 신월성 1호기 등 9기다.

원전 24기의 총 설비용량 2만2천529GW 중 37.9%에 해당하는 8천529GW의 발전설비를 돌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많은 원전이 한 번에 정비를 받게 된 이유는 계획예방정비가 예상보다 길어졌기 때문이다.

계획예방정비는 통상 3개월이 소요되지만, 일부 원전에서 문제가 추가로 발견되거나 갑작스러운 고장 때문에 정비 기간이 계획보다 길어졌다.

고리 3호기, 신고리 1호기, 한빛 4호기는 격납건물 플레이트 보수와 증기발생기에서 발견된 이물질 제거 등 때문에 300일 넘게 정비를 받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계 일각에서는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맞춰 예전만큼 허가를 쉽게 내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 건설중단 측의 전문가로 참여한 강정민 신임 원자력안전위원장의 임명으로 앞으로 이런 추세가 더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원자력계 관계자는 "이미 필요한 정비를 모두 마쳤는데도 원안위가 정부 눈치를 보느라 필요한 허가를 내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비 중인 원전이 많아지면서 과거 90%를 넘었던 원전 가동률은 70%대로 떨어졌다.

이관섭 한수원 사장은 전날 원자력계 신년인사회에서 "작년 가동률이 70%를 넘었는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90%를 넘어 세계 1위를 기록했다"며 "올해 역시 가동률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원전 가동률은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파문으로 일부 원전 가동이 중단됐던 2013년(75.7%)과 경주 지진에 따른 안전점검을 한 2016년(79.9%)을 제외하고 2000년대 들어서 70%대로 떨어진 적이 없다.

원전 가동률이 낮아지면 한수원의 전력 판매가 줄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한다.

연료비가 저렴한 발전기부터 가동하는 우리나라 전력시장 구조상 원전 발전량이 줄면 더 비싼 석탄이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량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총 전력생산 비용이 증가하는 측면도 있다.

한수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도 신고리 3호기 등 7기의 계획예방정비가 예정돼 있다.

신고리 3호기는 2016년 12월 준공 이후 389일 동안 정지 없이 안전운전을 달성하고 지난 12일 첫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갔다.

신고리 3호기 전경 [한수원 제공]

신고리 3호기 전경 [한수원 제공]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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