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근 보내 달라"…단체장·지방의원 민주당에 건의 논란
송고시간2020-02-12 16:57
"지역 발전 적임자"…예비후보들 "공무원 선거 중립 위반" 반발
(광양=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광양시와 구례군의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장 등이 특정인의 총선 출마 요청 건의서를 소속 정당에 보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광양·구례 지역 정가에 따르면 전·현직 단체장 3명과 현직 도의회 의장과 군의회 전·현직 의장 등 6명이 최근 우윤근 전 러시아 대사의 총선 출마를 요청하는 건의서를 더불어민주당에 보냈다는 것이다.
건의에는 정현복 광양시장과 김순호 구례군수, 서기동 전 구례군수 등 전·현직 단체장과 이용재 전남도의회 의장, 김성희 광양시의회 의장, 박노신 전 광양시의회 의장 등 전·현직 지방의원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건의서에서 "지역 발전을 위해서 큰 인물이 필요하다"며 우윤근 전 러시아 대사를 콕 찍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희 광양시의회 의장은 "광양은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어서 힘 있는 분이 지역 경제도 살리고 지역 현안을 해결해주기 바라는 마음으로 건의를 하게 됐다"며 "우 전 대사가 지역 발전에 적임자라는 생각에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거 중립이 요구되는 현직 단체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건의서를 보낸 것 자체가 이례적이어서 논란이 나온다.
특히 예비후보에 등록해 경선에 나서고 있는 후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공천을 받기 위해 발바닥이 닳도록 뛰고 있는데 특정 후보를 내려달라는 것은 전략 공천과 다를 바 없다"며 "당당하고 공정하게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예비후보 측은 "엄정하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단체장이 사실상 특정후보 지지나 다름없는 건의서를 보냈다는 데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선관위는 위법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선관위는 건의문을 직접 확인할 수 없어 언급할 입장이 아니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 초대 러시아 대사를 지낸 우 전 대사는 광양·곡성·구례에서국회의원 3선(17,18,19대)을 지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는 박근표 전 YTN총무국장, 서동용 변호사, 안준노 전 노동특보, 권향엽 전 청와대균형인사비서관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우 전 대사는 13일 광양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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