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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대선 D-7] ①마크롱·르펜 양강구도 속 멜랑숑 맹추격…대혼전

송고시간2017-04-1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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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좌파 멜랑숑 막판 스퍼트…결선티켓 누가 거머쥘지 판세 '안갯속'

[※편집자주 = 16일로 프랑스 대선 1차 투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는 후보가 없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안갯속' 판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도를 지향하는 후보에서부터 극우, 극좌 후보에 이르기까지 대선 주자들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양해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프랑스는 물론 유럽연합(EU)의 미래, 나아가 자유주의 세계질서의 지형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연합뉴스는 △마크롱·르펜 양강구도 속 멜랑숑 대추격…대혼전 △유력 후보들 면면은…30대·극좌·극우 각양각색 △기성정치 불신 속 부동층·청년유권자 표심 최대변수 △전후 70년 자유주의 세계질서 '시험대' 등의 특집 기사 4건을 송고합니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대선 1차 투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두 장이 걸린 결선행 티켓을 누가 거머쥘지 예측하기 쉽지 않은 '대혼전'이 펼쳐지고 있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과 중도신당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이 1·2위를 놓고 1%포인트 차로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중도우파와 강경좌파 후보들이 두 장뿐인 결선 티켓을 따내기 위해 막판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조사들에서는 르펜과 마크롱이 23∼25%의 지지율을 보이면서 1·2위 자리를 엎치락뒤치락하며 차지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11곳의 조사치를 평균 내면 르펜이 3번 정도 1위를 했고, 7번 정도는 마크롱이 선두를 차지했다.

결선투표제를 운용하는 프랑스 대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득표자만으로 결선투표를 한 번 더 치러서 최종 승자를 가린다. 따라서 1차 투표에서 1·2위 순위 싸움은 별 의미는 없다.

여론조사들에서는 마크롱과 르펜의 결선진출을 가정한 2차 투표에서 6대 4 정도 비율로 마크롱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대전 때 나치 치하를 겪은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극우세력의 집권에 대한 견제심리가 강한 편이다. 이런 특성 탓에 르펜이 결선투표 조사에서 마크롱이나 공화당의 피용을 이긴 적은 한 번도 없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해도 르펜과 마크롱이 결선에서 맞붙을 것이라는 예상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급격한 판세 변화로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몇 주 전부터 르펜과 마크롱의 지지율이 동시에 하락세로 돌아선 대신, 5위권이었던 강경좌파 멜랑숑이 무서운 속도로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멜랑숑은 두 차례 전국에 생중계된 TV 토론에서 특유의 유머와 직설적인 화법으로 선두권 후보들을 집중 공략하면서 인기몰이를 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유튜브와 트위터 등을 이용한 SNS 선거운동이 효과를 보면서 날개를 달았다.

멜랑숑의 막판 선전에는 중도좌파 집권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의 몰락이 한몫 단단히 했다.

현 정부의 낮은 인기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은 아몽은 좌파 유권자들의 상당수를 멜랑숑에게 빼앗기면서 5위권으로 주저앉았다.

주간지 르푸앵이 11개 여론조사기관의 발표를 종합해 평균낸 수치를 보면, 3월 12일 멜랑숑의 지지도는 11.1%지만, 한달 뒤인 이달 14일에는 18.8%로 8%포인트 급등했다.

르펜은 같은 기간 26.9%에서 22.3%로 떨어졌고, 마크롱은 25.8%에서 23%로 하락했다.

제1야당 공화당의 피용은 1월 17일에만 해도 25.5%로 르펜을 바짝 추격한 2위로 결선행이 보장되는 듯했지만, 세비횡령 스캔들이 터지면서 지지율이 한때 17%대까지 고꾸라졌다. 14일 기준으로는 19.8%로 가까스로 3위를 지켰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일주일 사이에 1·2위권과 3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멜랑숑이 막판 바람을 타고 2위에 등극해 결선 티켓을 거머쥐는 시나리오를 완전히 배제하기도 어렵다.

여론조사 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최근에는 르펜·마크롱·멜랑숑·피용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어 결과를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만약 멜랑숑이 막판 이변을 연출해 마크롱을 꺾고 2위에 오르면 프랑스 대선 역사상 처음으로 극우와 극좌가 결선에서 맞붙는 상황이 펼쳐지게 되는데 이는 유럽연합과 금융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다.

둘 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유럽연합 탈퇴, 즉 프렉시트(Frexit)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그동안 극우파인 르펜에 대한 비판 외에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온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작심하고 멜랑숑을 비판하게 만들었다.

올랑드는 최근 르푸앵과 인터뷰에서 멜랑숑이 "감정에 근거한 나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그의 방식에 단순화와 왜곡의 위험이 있으며 이는 내용보다 연단의 화려함에만 주목하게 만든다"고 공격했다.

한마디로 멜랑숑이 극좌 포퓰리스트이므로 표를 줘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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