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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타고 지구촌 일상생활까지 파고든 한류…'K팝에서 먹방까지'

송고시간2020-01-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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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화장법·패션·관광 등 분야까지 전방위로 확대

"스타의 도덕적 타락, 한류 팬덤 기반 흔들 수도"

일본 오사카서 열린 한국관광 체험행사
일본 오사카서 열린 한국관광 체험행사

일본 오사카 인텍스오사카에서 한식과 한류를 활용한 대형 한국관광 이벤트 '한일 구루타메 페스티벌 in 오사카'의 비빔밥 이벤트.'구르타메'는 일본어 '구르메'(음식)와 '엔타메'(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지구촌 한류팬 1억명 돌파를 앞두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방탄소년단(BTS)과 트와이스 등 K팝 아이돌그룹이라는 핵심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유튜브'라는 매개체가 한류를 지구촌 구석 구석 일상생활속까지 확산시킨 점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K팝·K드라마 중심에서 음식을 먹는 방송인 먹방·스타 화장법을 비롯한 뷰티 패션·웹툰·관광까지 한류 소비 분야 장르가 다양해지고 있다.

◇ 1등 공신은 K팝 인기…해외 국가 가운데 러시아가 견인

지난해 한류팬을 크게 증가시킨 1등 공신으로 단연 BTS와 트와이스 등 아이돌을 꼽을 수 있다.

BTS는 우리나라의 7인조 그룹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출신 가수 가운데 유례가 없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상을 받았으며, 미국 타임지로부터 2019년 인물 4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9인조 걸그룹인 트와이스도 K-팝을 대표하는 그룹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와 함께 최근 인터넷에서 세계인들이 한국 가요 동영상을 쉽게 접하게 되면서 K팝 커버댄스도 한류의 한 축이 됐다.

K-팝 커버댄스는 우리나라 가수의 노래를 부르거나 퍼포먼스에 해당하는 댄스를 모방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작년의 경우 한류팬 증가를 견인한 나라로는 러시아가 중심에 서 있었다.

러시아 한류 팬은 2018년 298만명(62개 동호회)에서 1천161만명(160개 동호회)으로 290%나 늘어나 전체 증가분의 85%(863만명)를 차지했다. 863만명 가운데 74%가 K팝 동호인으로 추산됐다.

전체 대륙 가운데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이 660만여명에서 1천504만여명으로 128% 증가하며 성장폭이 가장 컸다.

러시아의 10∼20대 젊은 층에서는 BTS, EXO, GOT7, 소녀시대, 빅뱅, 샤이니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열린 세계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에서 2016∼2017년 2년 연속 러시아 동호인이 우승을 차지할 정도라고 한국국제류재단은 소개했다.

지난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2회 Korea Festival'에는 2만5천명의 관람객이 참여해 성황을 이루기도 했고,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정부는 올해부터 이 축제를 공식 행사로 지정했다.

러시아 방송국에서 K팝이 거의 소개되지 않고 있음에도 팬들은 인터넷을 활용해 자발적으로 동호회를 만들며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특히 동호회는 K팝뿐만 아니라 드라마·예능·영화 등의 러시아어 자막을 제공하기 때문에 한류 확산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류 1.0 시대라고 하는 1990∼2000년대 초창기에는 K드라마에 열광한 20∼40대 여성이 한류의 중심이었다.

이후 한류 2.0이 시작된 2008년 K팝이 한류의 흐름을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한류 팬클럽 동호회원의 평균 연령대가 10∼20대로 낮아졌다.

한류 1.0 시대부터 지금까지 활동하는 팬을 고려하면 한류 소비층은 10대에서부터 60대까지로 다양해진 것으로 보인다.

세계한류학회 관계자는 "최근 K드라마·K팝으로 시작된 러시아 한류는 지리·문화적인 특성상 대중적인 유행 현상이라기보다는 마니아층이 계속 증가하면서 하나의 문화로 향유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 일상 속에서 소비하고 체험하는 한류로도 다양화

삼양식품이 출시해 76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불닭볶음 면·떡볶이·파스타' 브랜드가 새로운 한식 열풍을 주도했다. 전 세계에서 매운맛에 도전하는 네티즌들의 '파이어 누들 챌린지(매운 면 먹기 도전)' 먹방 동영상은 높은 조회 수와 함께 한식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만에서는 드라마 '대장금'과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 이후 유명 쇼핑몰이나 푸드코트에 돌솥비빔밥·불고기·김치가 주요 메뉴로 등장했고, 치맥(치킨과 맥주) 인기 덕택에 치킨 식당이 급증했다.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한국식 '먹방'이 인기를 끌면서 한식당을 찾는 이가 느는 추세다.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해외에서 불닭볶음면을 시식하는 '파이어 누들 챌린지' 유튜브 동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먹방 체험이 새로운 한류로 등장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브라질에서도 대도시 길거리 푸드 트럭에서 한식이 등장할 정도로 친숙한 음식이 됐다.

현지 블로거·유튜버가 직접 한국 방문기를 올리고 한국행사를 소개하는 등 다양한 한류문화가 현지에서 자생적으로 퍼지는 것도 특징이다.

세계적으로 한식이 건강한 식단(슬로우 푸드)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아가는 데는 유튜브와 SNS 등에서의 한식 먹방 인기가 큰 몫을 했다고 한국국제교류재단은 분석했다.

또 태국에서는 한류 스타처럼 아름다워지고 싶어하는 팬들의 욕구로 한국식 화장법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는 화장품 판매와 성형수술 관광 증가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태국은 한국 화장품 수출 6위 국가로. 서울 강남의 대형 성형외과에서 최근 5년간 수술받은 해외 고객 가운데 3위에 오른 것을 예로 들었다.

네이버 웹툰도 북미와 동남아시아에 이어 2019년에는 남미 한류의 거점인 브라질까지 진출했다.

한류의 붐은 영화나 게임과 같은 문화영역을 넘어서 의료, 금융, 관광, 스포츠라는 일상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으며, 장르 다양화 현상은 한류가 일시적인 관심이나 호기심의 단계를 지났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K뷰티, 美서도 통했다…화장품 박람회서 큰 인기
K뷰티, 美서도 통했다…화장품 박람회서 큰 인기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내 한류를 점화시킨 KBS '겨울연가'
일본 내 한류를 점화시킨 KBS '겨울연가'

2002년 방영돼 일본내 한류 드라마를 점화시킨 KBS드라마 겨울연가. [KBS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버닝썬' 빅뱅 전 멤버 승리의 '버닝썬' 사건(CG)
'버닝썬' 빅뱅 전 멤버 승리의 '버닝썬' 사건(CG)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스타의 도덕적 타락, 한류 팬덤 기반 흔들 수도

지난해 강간·불법촬영·유포혐의로 구속된 가수 정준영을 비롯해 빅뱅 전 멤버 승리의 클럽 버닝썬 사태가 연예계를 강타했다.

한류 스타들의 폭행·마약·성범죄·권력 유착 등 도덕적 타락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한류팬에게도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이런 사태가 당장 한류팬의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각 국가에서 상세히 보도가 된 만큼 잠재적인 악영향 요인이 되는 것은 자명하다고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진단했다.

일본 간사이외국어대학 한류학 교수인 오인규 세계한류학회 회장은 "대부분 동호회가 아이돌 등 한류 스타를 중심으로 결성됐고, 팬들은 이들을 인생의 가장 중요한 존재로 여긴다"며 "스타의 윤리적 타락은 팬에게 큰 실망과 배신감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팬의 90% 이상이 여성인 만큼 한류 스타들의 여성편력과 비하 언행은 팬덤의 기반을 흔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팬덤은 특정한 인물, 특히 연예인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거나 몰입해 그 곳에 빠져드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 관계자는 "한류 확산에 장애가 될 수 있는 요인들로 꼽히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과 일본의 혐한류(嫌韓流·한류 혐오감)에는 우리나라 정부와의 정치적 관계가 작용하고 있으므로 그 영향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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