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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 앞둔 최순실 '모르쇠' 전략에 검찰 막판 '신경전'

송고시간2016-11-1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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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禹장모 '연결고리'…변호인 선임 배경 새삼 주목

"국정개입 안 해…연설문 표현만 봐"…비리 부정·책임 전가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가운데)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가운데)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 기소를 앞두고 검찰이 막바지 조사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최씨와 변호인이 주요 핵심 혐의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전략으로 버텨 검찰과 날선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장모인 김장자(76) 삼남개발 회장과 최씨가 친밀한 관계를 맺어온 정황이 드러나 최씨가 김 회장과도 왕래한 것으로 알려진 이경재 변호사(사법연수원 4기)를 선임한 배경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애초 정치권에서는 최씨와 우 전 수석 사이에 인연이나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최씨와 김 회장의 관계가 전체적인 그림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18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우 수석의 장인인 이상달 삼남개발 회장(2008년 작고)가족과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와 이 회장은 모두 경북 고령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회장은 1999년 고령 향우회를 조직해 작고 전까지 회장을 맡았는데 이 변호사는 향우회 부회장을 맡은 적이 있어 단순한 동향 출신 이상의 관계를 맺어온 것 같다는 얘기가 많다.

이런 가운데 검찰의 '최순실 의혹' 수사 과정에서 최씨와 김 회장의 관계가 새롭게 부상하면서 법조계 일각에서는 최씨가 알고 지내던 김 회장에게 법조인 소개를 부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앞서 이 변호사는 '정윤회 문건 사건' 때 최씨 남편이던 정윤회씨 변호인으로 선임됐다. 당시 정씨가 대형 로펌이나 최근 나온 전관 출신에게 사건을 맡기지 않고 법조계 원로급인 김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긴 배경을 두고 궁금증이 일었다.

이 변호사는 대검 공안3과장과 법무부 검찰4과장, 서울지검 형사1부장 등 중요 보직을 거쳐 대구지검 1차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초대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대한변협 통일문제연구위원장도 역임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 폭이 넓었다.

이 변호사는 최씨 사건을 어떻게 맡게 됐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최씨와 특별한 인연은 없다"면서도 "잘잘못을 판단하기에 앞서 말이 안 되는 의혹으로 사회가 혼란해지는 걸 노리는 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임했다"고 밝힌 바 있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변호사로 선임된 이경재 변호사(사법연수원 4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변호사로 선임된 이경재 변호사(사법연수원 4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은 김 회장이 우 전 수석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으로 임명되기 전 최씨를 경기도 화성시 기흥컨트리클럽(CC)으로 초청해 함께 골프를 친 것으로 파악했다.

우 전 수석은 2014년 5월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됐고 8개월 뒤인 이듬해 1월 민정수석으로 승진했다. 박근혜 정부 초기부터 김 회장이 최씨와 상당히 활발하게 교류했다는 얘기다.

두 사람이 단순한 지인 이상의 관계임을 보여주는 정황은 또 있다.

뉴스타파는 최씨의 차명 소유 회사로 알려진 T사가 지난해 4월 우 전 수석의 처가 기업인 삼남개발에 100만원가량의 커피 원두를 판매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3월에는 삼남개발이 최씨 소유의 다른 회사 J사에서 64만원어치 원두를 샀다고 전했다. J사는 최씨의 카페 '테스타로싸'를 운영한 회사로,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따라서 우 수석의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묵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김 회장을 조만간 불러 최씨와의 관계, 사위인 우 수석을 최씨 측에 천거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이 변호사와 최씨 조사 과정에서 상당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무조건 부인'으로 일관하는 태도를 놓고 국가적 혼란을 몰고 온 장본인으로서 진실 규명에 협조할 것을 강하게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앞서 선임했다가 사임한 다른 변호사들이 입회했을 때에는 검찰이 제시하는 여러 물증에 밀려 입을 열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이 변호사를 접견하고 나면 다시 입을 다물고 주요 혐의를 부인하는 태도를 고수한다는 것이다.

최씨는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와 관련해 자신과 친인척이 찍힌 사진이 있는 태블릿PC가 여전히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정호성 전 비서관과 자신의 대화 내용이 담긴 휴대전화 녹음 파일을 들려주면서 추궁하면 일부 문서를 본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연설문에서 일부 표현을 봐 드린 적은 있지만, 국정개입을 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항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르·K스포츠재단을 사유화하고 더블루케이 등 비밀 회사를 운영한 혐의도 고영태 전 이사와 차은택이 자신에게 '자문'을 구하려고 일부 문서를 보여주고 의견을 구한 적이 있지만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았다며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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