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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분석철학자 김재권 브라운대 교수 별세(종합)

송고시간2019-12-0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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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물질 관계 설명한 '수반 이론' 창시

김재권 브라운대 명예교수
김재권 브라운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미국에서 주로 활동한 세계적 분석철학자 김재권 브라운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85세.

철학 관련 뉴스를 전하는 매체 '데일리누스'(Daily Nous) 등은 지난달 29일 한국계 미국인 철학자 김재권 브라운대 명예교수가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브라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로버트 J. 하월 서던메소디스트대 교수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나의 친구이자 멘토인 김재권 교수가 27일 저녁 별세했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밝혔다.

1934년 대구에서 출생한 고인은 서울대 불어불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1955년 미국 국무성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 다트머스대에서 철학과 수학 등을 공부했다. 최우등생으로 대학을 졸업해 졸업식 대표 연설자로 선발되기도 했다.

프린스턴대에서 과학철학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은 뒤 코넬대, 존스홉킨스대, 미시간대를 거쳐 1987년부터 브라운대에서 학생을 가르쳤다. 동양인 최초로 미국 철학학회 중부지구 회장을 지냈다고 알려졌다.

그는 정신, 형이상학, 행동이론, 인식론, 과학철학에 두루 관심을 보였고, 특히 분석철학 일파인 심리철학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고인은 물질과 정신을 분리해온 서양 근대 철학자들과 달리 물질과 정신을 하나로 보는 심신일원론(心身一元論)을 주장했다. 또 심리적 현상이 물리적 현상과 분리되지 않는다는 '수반(隨伴) 이론'을 창시하기도 했다.

2008년 서울대에서 열린 세계철학대회에 참가해 "정신적 사건의 대부분이 뇌의 사건으로 환원될 수 있다. 뇌가 중요한 만큼 의식도 중요한 문제"라며 "의식, 도덕 등 정신적인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물질인 뇌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수 서울대 명예교수는 "미국 철학계에서 중요한 논제가 정신과 물질의 관계이고 다양한 학자가 백가쟁명을 했는데, 김재권 교수가 수반 이론을 제안해 일파를 이뤘다"며 "김 교수가 쓴 글을 보면 논리가 굉장히 치밀하고 핵심을 잘 짚는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평가했다.

백도형 숭실대 교수는 "정신이라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신체적 현상이라고 본 수반 이론은 심신 관계를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며 "교수님은 음악과 미술에 조예가 깊고, 모차르트를 좋아해 책을 쓸 수 있을 정도라고 했는데 실제 저서를 남기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저서로는 '심리철학', '과학철학'이 있고, 하종호 고려대 교수 등이 출판사 아카넷을 통해 '김재권과 물리주의'를 펴내기도 했다. 경암학술상,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상 등을 받았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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