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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행정처, '비자금 의혹' 일부 시인…불법 의도는 부인

송고시간2018-09-0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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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편성된 공보예산 설명차 법원장에 지급"…설득력 부족 지적

2016년부터는 각급법원이 직접 집행…檢 '윗선지시' 여부 수사

양승태 전 대법원장 특수활동비, 박근혜 독대 전후 급증(PG)[제작 이태호] 사진합성, 일러스트

양승태 전 대법원장 특수활동비, 박근혜 독대 전후 급증(PG)[제작 이태호] 사진합성,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일선 법원에 배정된 공보 예산을 불법으로 모아 고위법관 격려금 등에 사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법원이 일부 사실을 시인했다.

법원행정처는 5일 "2015년도 공보관실 운영비와 관련해 각급 법원은 배정된 예산을 현금으로 인출해 법원행정처에 교부했고, 행정처는 2015년 전국법원장 간담회 시 각급 법원장에게 이를 그대로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가 각급 법원에 배정된 예산을 불법적으로 모아 이를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행정처는 다만 이 같은 절차를 거친 이유에 대해 "공보관실 운영비가 2015년에 처음 편성된 예산이므로 법원장들에게 편성 경위와 집행절차 등을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며 불법적 의도에 의한 예산유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배정된 예산을 굳이 현금으로 인출해 법원행정처에 교부하게 한 이유와 이를 각급법원 공보관실에 되돌려주지 않고 법원장에게 지급한 이유는 명확히 해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5년 이후에도 공보관실 운영비가 같은 방식으로 유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에는 "2016년과 2017년에는 2015년과 달리 법원행정처가 고등법원, 지방법원 등에 배정된 예산을 현금으로 교부받지 않고 해당 법원에서 위 예산을 직접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는 또 "2018년에는 집행 투명성을 위해 법원행정처는 물론 고등법원, 지방법원 등에서도 공보관실 운영비를 현금 대신 카드로 집행했고, 2019년 대법원 예산안에는 공보관실 운영비가 편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운영비 집행방식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서는 "2016년 감사원이 법원행정처에서 공보관실 운영비를 개인에게 매월 현금으로 정액 지급하는 것은 예산 집행지침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했고, 이에 따라 현금 대신 카드로 예산을 사용하는 등 집행방법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사법농단' 사태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4일 대법원이 2015년 각급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수억원을 현금으로 모은 뒤 법원행정처 금고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담은 문건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일선 법원 재무담당자들로부터 전달받은 비자금을 금고에 보관하면서 상고법원 등 현안을 추진하는 각급 법원장 등 고위법관에게 격려금 조로 제공하거나 이들의 대외활동비로 지출한 것으로 보고,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대법관) 이상 수뇌부 지시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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