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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6차핵실험] 원자탄이냐 그 이상이냐…기상청은 규모 5.7, 美中日 6.3∼6.1

송고시간2017-09-03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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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인공지진 측정 규모 나라마다 달라…규모따라 핵실험 위력평가 차이

북한 인공 지진 관련 브리핑
북한 인공 지진 관련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이미선 기상청 지진화산센터장이 3일 오후 서울시 동작구 기상청에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발생한 인공 지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7.9.3
leesh@yna.co.kr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3일 북한 6차 핵실험에 따른 인공지진의 규모를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이 모두 다르게 분석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인공지진의 규모는 핵실험의 폭발위력을 추정할 유일한 근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발생한 인공지진의 규모를 5.7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처음에 규모 5.6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으나 이후 규모를 6.3으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과 일본은 이번 지진의 규모를 각각 6.3과 6.1로 분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처럼 나라마다 규모 값을 다르게 잡는 것은 분석에 활용하는 관측소의 위치와 진앙으로부터의 거리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생긴다.

지진파가 진앙으로부터 지각을 지나 관측소에 도착하는 사이 파의 크기가 줄어드는데, 지각의 성질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DC EPA=연합뉴스) 미국 지질조사국이 배포한 지진도. 규모 6.3 표시돼 있으며, 인공지진 진앙지역은 노란색 별모양. 2017.9.3 bulls@yna.co.kr

(워싱턴DC EPA=연합뉴스) 미국 지질조사국이 배포한 지진도. 규모 6.3 표시돼 있으며, 인공지진 진앙지역은 노란색 별모양. 2017.9.3 bulls@yna.co.kr

미국은 우리나라 인천과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전 세계적으로 관측소를 설치하고 지진을 분석한다. 중국과 일본 역시 자국의 관측소를 통해 기록된 지진파를 근거로 규모를 분석한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북한 지진처럼 지진파가 멀리서 오면 거리에 따라 지진 에너지가 줄었을 것으로 가정하고 그만큼을 역산하게 되는데 이때 계산 방식이 나라마다 다르다"며 "각국은 평상시 발생하는 자연지진이나 소규모 인공지진의 데이터를 축적해 이를 바탕으로 원거리 지진 규모를 역산하는 만큼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각국은 또 최초 분석값을 내고는 이후 분석 작업을 통해 수정된 결과치를 내놓는다. 우리 기상청도 애초 5.6에서 5.7로 상향 조정했고, 미 USGS 또한 규모를 올려잡았다.

우 분석관은 "최초 분석 이후 다른 관측소의 기록을 추가하면서 대개 규모를 수정한다"며 "인공지진을 판별하는 데 주된 역할을 하는 P파를 정확히 분석하다 보면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먼 거리에서 측정·분석한 값이 더 정확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풍계리에서 우리나라 관측소까지 지진파가 이동하는 데 지각 구조가 복잡한 동해를 거치기 때문에 파형이 유지되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지진파가 멀리 이동하려면 지각 아래에 있는 맨틀을 지나는데, 맨틀의 구조가 상대적으로 더 단순하다 보니 왜곡이 적게 나타난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여태까지 핵실험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USGS의 값이 더 정확할 것으로 본다"며 "기상청 입장에서는 북한이 풍계리가 아닌 평양에서 핵실험을 했다면 동해 지각을 거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규모를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렇게 나라별로 규모를 달리 분석함에 따라 이번 지진의 위력에 대한 견해도 분분하다.

기상청이 이번 지진의 위력을 5차 핵실험 당시의 5∼6배의 위력으로 추정한 반면, 자유한국당 소속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은 미국 기준으로 5차 때의 최대 16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기상청이 50kt(킬로톤)로 이번 지진의 위력을 분석한 것과 달리 김영우(바른정당) 국회 국방위원장은 100kt로 추정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통상 이론적으로 지진 규모가 0.2 올라갈 때 강도·위력은 2배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본다. 다만, 인공지진의 위력은 지진파와 핵폭발 위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하므로 판정 수위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또 '규모 0.2 증가시 위력 2배 증가'가 고정불변의 법칙이 아니므로 지진 발생 당시의 여러 정황과 결합해 해석할 경우 판정에 차이가 생길 수도 있다.

지진의 위력에 따라 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원자폭탄 실험인지, 수소폭탄, 완전한 수소폭탄 실험에 못미쳤는지 등이 갈릴 수도 있다.

기상청의 평가대로 규모 5.7 인공지진의 폭발위력을 산술적으로 환산하면 50∼60㏏ 또는 55∼72㏏으로 나온다. 최소 50㏏ 이상에서 70㏏ 이상일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60∼80㏏로 추정하는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폭발위력 평가는 갈린다.

수소폭탄 실험일 때는 보통 폭발위력이 100㏏을 넘는 것으로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미국 USGS의 측정치인 규모 6.3의 경우 폭발위력을 환산하면 100kt이다. 노르웨이 지진연구소(NORSAR)는 이번 지진의 규모를 5.8로 평가하고 폭발위력을 120kt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그래픽] 북한 1~6차 핵실험 비교(종합)
[그래픽] 북한 1~6차 핵실험 비교(종합)

[그래픽] 북 6차 핵실험 위력 "나가사키 원폭 수배…50∼70㏏ 이상 추정"
[그래픽] 북 6차 핵실험 위력 "나가사키 원폭 수배…50∼70㏏ 이상 추정"

[그래픽] 주요국 북 6차 핵실험 관측 규모
[그래픽] 주요국 북 6차 핵실험 관측 규모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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