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뇌물 혐의…'진보' 인천교육감 구속영장 재청구(종합2보)
송고시간2016-10-11 14:41
억대 불법 정치자금도 받아…선거운동원들에게 현금 지급
검찰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추가 적용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학교 이전·재배치 사업과 관련해 억대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에 대해 검찰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을 추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인천지검 특수부(김형근 부장검사)는 1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에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를 추가해 이 교육감의 사전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해 인천의 한 학교법인 소속 고등학교 2곳의 신축 이전공사 시공권을 넘기는 대가로 건설업체 이사(57)로부터 총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의 추가수사 결과 2014년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억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지인 2명으로부터 받아 챙긴 혐의도 드러났다.
이 교육감은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후원회 계좌가 아닌 현금으로 수차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 교육감이 선거를 치르기 전 '펀드' 형태로 모금한 선거 자금 중 일부를 선거운동원들에게 현금으로 나눠주는 등 수천만원을 선관위에 보고하지 않고 빼돌려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교육감 선거 후보자 신분으로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경우 관련 규정을 준용한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이 교육감의 뇌물 혐의와 관련한 공범으로 A(62)씨 등 이 교육감 측근 2명과 인천시교육청 전 행정국장 B(59·3급)씨 등 모두 3명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 교육감을 이들과 공범으로 보고 올해 8월 소환 조사한 뒤 사전 구속 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이 교육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구속영장 기각 후 검찰은 지난달 이 교육감을 다시 불러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선거 비용을 불법으로 지출한 혐의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최초 구속영장 청구 당시 범죄 사실에는 포함되지 않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의 혐의가 이번 영장 재청구 때 추가돼 현직인 이 교육감이 구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부장검사로만 구성된 '수사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대학교수, 회사원, 주부 등 10명으로 꾸린 '검찰 시민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해 이 교육감의 구속 영장을 재청구했다고 밝혔다.
인천지검 부장검사 전원과 시민위원 10명 모두 구속영장을 재청구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이 교육감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13일이나 14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새로 밝혀진 혐의도 매우 중하지만 뇌물 혐의와 관련해서도 이미 구속 기소된 공범과의 공모 행위와 증거 인멸을 시도한 추가 증거를 확보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인천지부장 출신으로 대표적인 진보 성향이다.
so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6/10/11 14:4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