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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연구팀 "지카, 생식계통에 영향…심하면 성 불능 초래"

송고시간2016-11-2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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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지카 바이러스가 신생아 소두증 외에도 남성 생식계통에 영향을 줘 성 불능을 초래한다는 중국 학자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셀'(Cell·세포)은 최근 리샹둥(李向東) 중국 농업대 교수와 가오푸(高福) 중국과학원 미생물연구소 원사가 이끄는 연구팀의 이 같은 연구성과를 소개했다고 중신망이 23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 수컷의 생식계통에 감염된 지카 바이러스가 쥐의 고환에 수 주 동안 잠복해 있으면서 고환 손상에 이어 최종적으로 웅성불임(수컷의 수정 불능) 상태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지카 균이 인체의 생식 건강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

병변 과정은 감염 후 8일째 되는 날 고환 사이에 피가 고이며 급성고환염과 부고환염이 나타난 뒤 고환 조직이 현저하게 위축되고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매우 줄어드는 증상을 보였다.

16일째엔 대량의 정자세포가 죽고 고환 사정관이 끊기며 점차 상실되기에 이르렀다. 30일째인 고환은 더욱 줄어들고 사정관 상태도 정상구조를 잃었다. 60일이 되자 고환은 완전히 위축돼 조직구조를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부터 남미 지역에서 크게 확산된 지카 바이러스는 뎅기열, 유행성 B형 뇌염,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등과 같은 종류의 황열병 바이러스의 하나로 주로 이집트숲모기를 매개로 전파된다.

그동안 연구팀들은 유산, 신생아 소두증, 길랭-바레 증후군 등의 지카 바이러스가 태아 이상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러다 지난 5월 지카 바이러스가 성관계를 통해 감염될 수 있으며 지카균 유전정보전달물질인 RNA가 인간의 정액에서 장기 잠복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지카 바이러스의 새로운 전파 경로와 인류 건강에 대한 새로운 잠재적 위협요인을 알려준 것이었다.

지카균이 남성 생식계통의 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이번 연구결과는 지카 바이러스가 성관계 때 정액을 통해 전파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리 교수는 "인류 건강에 대한 지카바이러스의 위험성이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국제의학계의 연구와 공공보건 정책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생식건강에 주는 위험성을 더욱 중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 정자은행에서 지카 바이러스 보균 여부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고 임상 환자들에 대한 관찰 기간을 더욱 늘릴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지카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국제 보건 비상사태(PHEIC)를 지난 2월 1일 선포 이후 9개월 만에 해제하면서 지카 바이러스는 여전히 중요하고 오래갈 질병이라며 장기전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브라질의 소두증 아기[AP=연합뉴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브라질의 소두증 아기[AP=연합뉴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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