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내일도 서울 대중교통 무료…"미세먼지 대책, 그게 최선입니까"

송고시간2018-01-16 17:59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중국발 미세먼지 해결 안 되면 무용지물",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돈 써야"

서울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추가 실행에 시민 반응 회의적

미세먼지의 습격
미세먼지의 습격

(경기광주=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16일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다. 2018.1.16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미세먼지 때문에 대중교통을 무료로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서울 미세먼지는 중국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하니 차라리 베이징 지하철을 무료로 하는 게 낫겠다."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씨(31))

서울시가 15일에 이어 17일에도 서울의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를 발령한다고 16일 밝히자 시민들은 맥을 잘못 짚은 정책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서울 시민이 대중교통을 아무리 많이 이용한다 하더라도 중국에서 바람을 타고 미세먼지가 날아오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정책이 아니냐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시민들이 많았다.

종로구로 출근하는 회사원 박모(30)씨는 "미세먼지가 심해진 원인은 중국 때문이라고 본다"며 "서울시가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지, 서울시가 어떤 대책을 내놓더라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39)씨도 "정부가 미세먼지의 주원인인 중국을 상대로 뭔가를 해야지, 지자체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봤자 세금만 낭비된다"며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무리수라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직장인 권동국(39)씨는 "대중교통으로 유인 효과가 작을 뿐 아니라 실제 대기 질 상태가 좋아지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드는 정책"이라며 "미세먼지 문제는 사실상 중국의 영향이 큰 만큼 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서 시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버스비, 지하철료가 아무리 공짜라고 해도 차를 끌고 출퇴근한 사람들의 습관까지 바꾸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회사원 김모(40)씨는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많으므로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자동차를 타고 다니던 사람들이 대중교통 요금이 잠깐 면제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버스나 지하철을 탈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출퇴근할 때 버스를 이용한다는 박모(32)씨도 "대중교통을 백날 무료로 해줘도 차 타고 다닐 사람들은 그대로 다닌다"며 "나라 전체 대중교통이 무료가 되고 승용차를 못 타게 하지 않는 한 미세먼지가 저감되지도 않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의견을 내놨다.

서초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한모(31)씨는 "대중교통을 타려면 바깥 공기에 노출될 일이 더 많은데, 대중교통 요금을 무료로 하는 게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외부 공기 노출을 피하려 15일에도 자가용을 이용했고, 17일에도 자가용으로 출퇴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대중교통 무료정책에 50억∼60억원을 들여가며 예산을 낭비할 게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데 그 돈을 써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직장인 최모(33)씨는 "미세먼지 예보시스템이 정확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 정책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하루, 이틀 이벤트성 정책을 펼칠 게 아니라 그 돈으로 나무를 심거나, 디젤차 먼지 저감장치에 투자하는 게 차라리 더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최모(29)씨는 "손 놓고 있기보다 조금이라도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노력 자체는 긍정적"이라며 "특히 페널티를 주기보다 미세먼지 감소에 참여하면 어드밴티지를 주려는 점은 참여를 독려하는 효과가 크다"고 했다.

다만 최씨는 "매번 미세먼지가 심할 때마다 대중교통을 무료화하는 것은 서울시 입장에서 비용 부담이 큰 만큼 요금을 할인해주는 방향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미세먼지로 서울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미세먼지로 서울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연합뉴스 자료사진]

runran@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