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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다문화포럼서 다양한 의견 새로운 제안 쏟아져

송고시간2017-08-3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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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형태 다문화가족도 수용해야"…2040년 가상 일화 눈길

다문화가족·건강가정센터 통합 추진에 센터장들 반대 목소리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국기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여성가족부 후원으로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미디어센터에서 '새 정부의 다문화정책을 점검한다'라는 주제 아래 마련한 '2017 연합뉴스 다문화 포럼'에는 시작 전부터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113일을 맞았음에도 지금까지 대통령이나 주무부처가 다문화정책에 관해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거나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내놓지 않은 탓인지 많은 관심이 쏠려 다양한 국적 출신의 결혼이주여성을 비롯해 학자, 현장 활동가, NGO 관계자 등이 150석에 이르는 좌석을 가득 메웠다.

이 자리에는 각계의 전문가와 여러 분야의 인사가 참여한 만큼 다문화가족 전반에 걸쳐 다양한 의견과 새로운 제안이 많이 쏟아졌다.

'다문화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이자스민 전 국회의원은 축사에서 "새 정부의 다문화정책을 점검하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그동안 흔히 알고 있던 한국인과 외국인의 국제결혼 가정뿐만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다문화가족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그 응답을 앞으로의 다문화정책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해 시선을 끌었다.

예를 들어 한국인과 결혼해 한국 국적을 얻은 베트남 출신 여성이 이혼 후 베트남 남성과 재혼해 아이를 낳으면 한국인으로 인정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더욱이 베트남 출신이 아니라 피부 빛깔이나 생김새가 한국인과 완전히 다른 나라 출신의 경우에는 어떻겠는가, 또 한국인 부부라 하더라도 이혼 후 한쪽이 외국인과 결혼하면 그 전에 낳은 아이의 국적 정체성은 어떻게 될 것인가 등의 질문도 던졌다.

첫 주제발표에 나선 윤효식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관도 "다양한 외국인의 장기 체류가 늘어나 이주노동자나 유학생 등 이들 간의 가족 형성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며 기존 다문화가족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힐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차윤경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필리핀 출신 이나벨 씨의 가상 일화를 소개해 흥미를 자아냈다.

"2015년 7월 10일, 백화점에 들른 이나벨 씨는 자신에게 별로 달갑지 않은 얼굴로 건성건성 대답하던 점원이 젊은 백인 여자 손님이 오자 미소 띤 얼굴로 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착잡하게 지켜봐야 했다. 초등학교 5학년인 딸 민아는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깜둥이'라고 놀림을 받았다며 울며 집에 돌아왔다. 학교에 가서 시정을 요청해도 선생님은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하고, 딸은 외국인 엄마를 친구들에게 보이기 싫다며 학교에 오지 말라고 해 난감하다."

"2040년 7월 10일, 딸 민아는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 덕분에 영어 교사가 됐고,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의 아들인 사위는 아버지가 인도네시아 인맥을 통해 기반을 잡은 가구공장을 크게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문을 집어 드니 1면에는 최대 야당인 민주당이 대통령 후보로 네팔 다문화가정(지금은 쓰이지 않는 용어) 출신인 바하두르 씨를 선출했다는 기사가 실려 있다."

객석에는 제주·부산·경남·전북·충북 등 지역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올라온 센터장도 많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현재 여성가족부가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하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건강가정지원센터의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많이 쏟아냈다.

패널로 참석한 신숙자 한국다문화가족지원센터협회장도 지정토론 순서에서 여가부의 통합 추진이 법적 근거가 없고 추진 방식에도 문제가 많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윤효식 가족정책관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들이 통합에 관해 가진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신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지속해서 논의를 해나가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위장결혼으로 인한 폐해를 막고자 결혼과 동시에 국적을 취득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정책적 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배우자의 위장결혼 주장이나 일방적 가출 신고로 체류자격 연장에 어려움을 겪는 결혼이주자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한국인 배우자와 이혼한 뒤 자녀 양육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면접교섭권만 부여받은 외국 국적 부모에 대해 체류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사례, 한국인 배우자가 면접교섭을 한 뒤 아이를 돌려주지 않거나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채 이사하고 연락을 끊어버리는 사례 등도 소개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푸레브수렝 마잉바야르 주한몽골여성회 사무국장은 결혼이주여성으로 살아온 체험담을 소개했다. 그는 "결혼 초기에는 아는 사람도 적고 활동 범위가 작아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임신하면 우울증이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최고 수준의 의료 시스템 덕분에 출산은 큰 문제가 없지만 출산 전후 정기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가족이 도와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또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위해서는 결혼이주여성이 취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다문화 포럼 개최
연합뉴스, 다문화 포럼 개최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미디어센터에서 '새 정부의 다문화 정책을 점검한다'란 주제로 열린 '2017 연합뉴스 다문화 포럼'에서 심수화 상무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여성가족부 후원으로 개최한 이날 행사에는 여가부의 다문화정책 담당자를 비롯해 학자, 법률가, 결혼이주여성, 현장 활동가, 시민단체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xyz@yna.co.kr

연합뉴스, 다문화 포럼 개최
연합뉴스, 다문화 포럼 개최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미디어센터에서 '새 정부의 다문화 정책을 점검한다'란 주제로 열린 '2017 연합뉴스 다문화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여성가족부 후원으로 개최한 이날 행사에는 여가부의 다문화정책 담당자를 비롯해 학자, 법률가, 결혼이주여성, 현장 활동가, 시민단체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xyz@yna.co.kr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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