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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에 비자발 실직 급증…1∼4월 32만명 돌파·1만9천명↑

송고시간2018-06-0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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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조선·자동차 구조조정 여파…최저임금 인상도 영향"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회사 경영난 등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이들이 올해 들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상실을 신고하면서 '경영상 필요 및 회사불황으로 인원 감축 등에 의한 퇴사(해고, 권고사직, 명예퇴직 포함)'(이하 경영상 필요)라고 사유를 댄 이들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1만8천900명(6.1%) 늘어난 32만7천500명으로 잠정집계됐다.

2015∼2017년 1∼4월에 이 같은 사유로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상실을 신고한 이들이 각각 30만4천900명, 30만900명, 30만8천600명 수준이었는데 올해 들어 급증한 것이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직장을 그만둬 피보험 자격을 잃으면 사업주는 이를 근로복지공단에 신고하고 근로자의 이직(離職) 사유를 경영상 필요 등 9가지 가운데 하나로 구분해 밝혀야 한다.

이직 사유는 크게 보면 근로자 개인 사정에 의한 자진 퇴사, 회사 사정으로 인한 이직, 근로자 귀책사유로 인한 이직, 정년이나 계약 기간 만료 등에 의한 이직 등으로 구분된다.

경영상 필요로 인한 이직 중 권고사직과 명예퇴직은 형식상 근로자 의사를 반영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회사가 구조조정 등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경영상 필요에 의한 피보험 자격 상실은 경영난 등으로 인한 비자발적 이직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경영상 필요 때문에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을 잃은 이들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경영이나 고용 환경이 그만큼 악화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고용보험에 모든 임금 근로자가 가입된 것은 아니지만, 제조업을 비롯한 주요 산업 근로자가 90% 이상 가입돼 있어 피보험자 변화 동향은 노동시장의 추이를 보여주는 자료로 활용된다.

경영난에 비자발 실직 급증…1∼4월 32만명 돌파·1만9천명↑ - 2

전문가들은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 최저임금 인상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향후 노동시장 흐름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상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조선업이나 자동차 업종의 구조조정이 관련 산업이나 식당을 비롯한 서비스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원인을 제공했을 것 같다"면서 "이로 인한 고용 감소가 시차를 두고 지속해서 나타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자체는 바람직하며 장기적으로는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가 크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경영상 필요에 의한 이직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지표가 악화하는 것이 자꾸 관찰된다. 2분기나 3분기로 갈수록 안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며 고용 시장이나 산업 전반의 침체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구조조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며 현재로서는 최저임금 인상과의 관련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만약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이직 원인이라면 자격 상실 사유 가운데 '경영상 필요'에 해당할 수는 있다. 하지만 더 구체적인 이유를 신고하지 않기 때문에 확실하게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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