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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웨이하이 유족 "5만시간분 영상중 5분만 공개…불복 신청"(종합2보)

송고시간2017-06-0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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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화점·석유통·차량관리 설명 석연치 않아…"운전기사 책임으로 모는듯"

(웨이하이=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 웨이하이(威海)에서 발생한 유치원 통학차량 화재로 자녀를 잃은 유족 공동대표 김미석씨와 이정규씨는 2일 "조사결과 내용에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며 불복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족들은 이날 산둥(山東)성 공안청의 수사결과 발표에 앞서 설명을 들은 뒤 "중국 수사당국의 납득이 가지 않는 설명이 운전기사 책임으로 몰아가려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지적했다.

두 유족대표는 먼저 운전석 뒤에서 화재가 처음 시작됐다는 당국의 설명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간 현장을 찍은 영상이나 사진으로 보면 분명히 운전석 쪽이 아닌 차량 오른쪽에서 불이 붙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나가던 승용차 블랙박스 각도에서 봐서 그렇게 보일 뿐이라거나 차문이 열리면서 불길이 쏟아져서 그런 것이라고 중국 당국이 설명하지만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중국 당국은 현장 주변에서 모두 5만시간 분의 동영상을 확보했다고 했지만 유족들에게 보여준 것은 5분 분량도 안됐다"며 모든 동영상과 증거물의 투명한 공개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아울러 운전기사 충웨이쯔(叢威滋)씨가 범행을 준비하고 휘발유를 미리 사서 운전석 뒷쪽에 비치해놓았다는 중국 당국의 설명에도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충씨가 버스에 4월20일 오후 5시에 주유하고서 사고가 난 5월9일까지 운행을 지속할 수 있었겠느냐"며 주유 당시 충씨가 샀다고 중국 당국이 주장한 기름통이 휘발유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시 현장 영상[연합뉴스 자료사진]
당시 현장 영상[연합뉴스 자료사진]

연료 부족에 대비해 경유통을 추가로 사뒀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유는 직접 불에 붙지 않는다.

이정규씨도 "중국의 운전기사들은 통상 부족한 월급을 보충하려 기름을 사놓곤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영상에서 충씨가 고민을 하다 왼팔을 늘어뜨린 것을 기름통을 연 것으로 중국 당국은 설명하고 있지만 김씨는 물통을 열어 물을 마시려다가 그만둔 것일 수 있다는 가설도 제시했다. 중국의 운전기사들은 운전석 부근에 물통을 두고 수시로 목을 축인다.

김씨와 이씨는 이와 함께 버스가 추돌한 차량도 쓰레기 수거차량으로 알고 있었는데 영상을 확인해보니 중국 산림당국에 소속된, 나무에 물을 뿌리는 차량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통상 터널에는 들어가지 않는 차량인데 이 살수차가 왜 터널 안에서 정차해 있었고, 쓰레기 수거차량으로 둔갑돼 있었는지 해명이 안됐다는 것이다.

김씨는 "운전기사가 버스 중간에서 숨진채 발견된 점으로 미뤄보면 경제적 고통으로 인해 아이들과 함께 죽으려고 준비된 방화였다는 설명이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 역시 "중국 당국이 충씨의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하고 있는데 충씨가 굉장히 밝은 성품에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도 인사를 건네는 사람이었다"며 "2∼3년간 봐왔던 아이들에게 그런 일을 저지를 만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차량관리 책임 문제도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차량이 얼마나 됐는지에 대한 중국 당국의 설명이 없었다"면서 개인적으로 파악한 정보라는 전제를 달고 차량이 오는 7월 폐차를 앞두고 있을 정도로 오래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 처럼 많은 의문점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며 조사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고 재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중국 당국에 2차 설명회를 열어 해소되지 않은 의문점에 대한 진상을 확실하게 밝혀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이 자리에서 영상 증거물 공개, 사고 차량 확인, 숨진 자녀의 유품 잔해의 반환을 요구하기로 했다.

유족 공동대표 김미석씨와 이정규씨[연합뉴스 자료사진]
유족 공동대표 김미석씨와 이정규씨[연합뉴스 자료사진]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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