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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접대' 의혹 제기 한달…수사는 공전·공방만 시끌

송고시간2020-11-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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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시작부터 삐걱…28일만에 `7월12일 유력' 진술 확보

김봉현 주장 신빙성 흔드는 증언 잇따라…"진실규명 어려워"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사 술접대' 의혹 폭로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의혹의 실체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접대가 있었다는 날짜 특정이 수사의 실마리를 푸는 열쇠지만, 이 작업부터 늦어져 수사는 공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재판과 언론보도 등을 통한 `장외 공방'만 벌어졌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6일 옥중 입장문을 통해 검사 접대 의혹을 폭로한 뒤 모두 4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조서를 작성한 것은 1차 조사를 제외하고 3번이었다.

앞서 그는 2019년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검찰 전관 A 변호사와 함께 현직 검사 3명에게 1천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입장문에서 폭로했다.

구속영장을 피하려고 검찰 수사관 B씨에게 5천만원을 줬으며, 우리은행 행장과 부행장, 검사 출신 야당 정치인 등에게 로비했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에서도 이런 내용을 진술했으나 정작 수사는 여당 관계자들에 대해서만 진행됐다면서, 검찰이 강압적 분위기에서 `짜맞추기식 수사'를 하며 진술을 유도했다고도 주장했다.

입장문 공개 이후 서울남부지검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A 변호사와 현직 검사, B 수사관, 검사 출신 야당 정치인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이어가는 등 진상 규명에 나섰다.

검사 술 접대 날짜만 특정되면 수사는 쉽게 진척될 듯했다. 로비 대상 인물들의 행적을 조사해 김 전 회장 주장과 비교하면 결론이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이 접대 날짜를 기억하지 못하면서 수사의 첫 단추부터 쉽게 풀리지 않았다.

김봉현 태운 호송차량
김봉현 태운 호송차량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은 룸살롱 종업원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등을 김 전 회장에게 보여주며 기억을 상기시켰다. 김 전 회장은 이를 토대로 지난 11일 4차 조사에서 7월 12일을 유력한 접대 날짜로 지목했다. 입장문 공개 후 28일 만이다.

이처럼 날짜 특정이 지연되는 동안 수사는 공전했다. 검사 로비 창구로 지목된 A 변호사는 지금까지도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 전 회장의 폭로를 둘러싼 장외 공방은 연일 치열했다. 김 전 회장은 1차 입장문에 이어 추가 폭로를 담은 14쪽 분량의 2차 입장문을 내놨다.

여권은 그의 주장을 토대로 검찰 개혁의 목소리를 높였고, 야권에서는 `수사기관 흔들기' 프레임으로 맞섰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강압수사로 여권 로비 진술을 유도했다'는 김 전 회장 주장의 신빙성을 의심케 하는 법정 증언과 언론 보도도 이어졌다.

수원여객 재무이사를 지낸 김모씨는 지난달 법정에서 "김 전 회장이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도주 중이던 올해 3월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과 룸살롱에서 찍은 사진을 언론에 보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최근에는 김 전 회장이 도주 중 측근과 나눈 통화 녹음파일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해당 녹음에는 여권 인사들에 대한 로비 의혹 제보를 지시하는 김 전 회장의 육성이 담겼다.

특수수사에 밝은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뇌물 수사는 공여자가 외부에 드러나기 전 최대한 진술을 확보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미 언론을 통해 진술 하나하나가 새어나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진실 규명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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