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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 금지된 부모 직업 기재…서울대 등서 학종 불공정 적발

송고시간2020-10-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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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서울대·고려대 등 6개 대학 학종 실태조사 결과

초중고 학생 선수 가해자는 같은 학생 선수> 체육 지도자 > 교사

교육부, 대학 학종전형조사단 설치 (PG)
교육부, 대학 학종전형조사단 설치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교육부가 서울대, 고려대 등 6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에서 자기소개서의 부모 직업 기재, 자녀가 응시한 전형에 부모인 교수 참여 등을 적발했다.

그러나 조사 중점 사항이었던 고교 등급제(학교에 등급을 매겨 학생을 평가하는 제도)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맹탕 조사가 아니냐는 비판도 일 것으로 보인다.

◇ 성대, 부모 직업 자소서에 쓴 지원자 37명 못 걸러

"자기소개서"(CG)
"자기소개서"(CG)

[연합뉴스TV 제공]

교육부는 13일 제17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고 학종 실태조사 후속 특정감사(대학) 결과를 논의했다.

지난해 10월 교육부는 대입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 서울대 등 13개 대학을 대상으로 학종 실태조사에 나섰고, 그중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경희대, 건국대 등 6곳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1년에 걸쳐 후속 조사에 나섰다.

교육부는 6개 대학 후속 조사 결과 7명을 중징계, 13명을 경징계하는 등 108명에 대해 신분상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기관 경고 1곳 등 행정상 조처도 5건 했다.

구체적으로 성균관대는 2019학년도 학종 서류검증위원회에서 자기소개서 또는 교사 추천서에 기재가 금지된 '부모 등 친인척 직업'을 쓴 지원자 82명 중 45명은 '불합격' 처리했지만 37명은 '문제없음'으로 평가했다가 중징계를 받았다.

성균관대에서는 또 2018∼2019학년도에 2명이 교차 평가해야 하는 학종 서류전형에서 평가자를 1명만 배정하고, 해당 사정관 혼자 수험생 총 1천107명에 대해 응시자별 점수를 두 번씩 부여해 평가한 사실이 적발돼 중징계받았다.

서울대 특정학과에서는 모집정원이 6명인 2019학년도 지역 균형 선발 면접 평가에서 지원자 17명 모두를 '학업능력 미달' 등으로 C등급(과락)을 부여해 한 명도 선발하지 않았다가 기관 경고를 받았다. 규정상으로는 A+ 10%, A 30%, B 30%, C 30%씩 부여하게 돼 있다.

교직원인 학부모가 자녀가 응시한 입시전형에 채점위원이나 시험감독으로 위촉된 사례도 있었다.

서강대에서는 2016학년도 논술전형에 교수의 자녀가 지원했음에도 해당 교수를 같은 과 채점위원으로 위촉했다.

성균관대에서도 2016학년도 논술 우수 전형에 교직원 4명의 자녀가 지원한 사실을 알고도 해당 교직원을 시험감독으로 위촉했다.

그러나 자녀인 응시자가 전원 결시하거나 불합격한 탓에 모두 경고 조처만 받았다.

◇ 학종 합격률 과학고·영재고가 일반고의 2.9배…고교 등급제 정황 있으나 증거 못찾아

교육부는 작년 실태조사에서 각 대학이 현행 입시제도에서 금지된 고교 등급제를 적용했을 정황을 파악하고 추가 조사를 추진했으나 결국 이를 밝히지 못했다.

앞서 교육부는 작년 13개 대학의 학종 고교 유형별 합격률을 살펴본 결과 과학고·영재고가 26.1%로, 일반고(9.1%)의 2.9배나 됐다고 밝혔다.

지원자 내신 등급은 일반고가 자사고, 외고·국제고, 과학고 순으로 등급이 높았으나 합격자 비율은 역순으로 나타나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종 내부 문서, 평가 시스템, 사정관 교육자료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으나 고교별 점수 가중치 부여 등 특정 고교 유형을 우대했다고 판단할 명확한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대입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학종 등 특정 전형에 쏠림이 있는 서울 소재 16개 대학에 수능 위주 전형을 2023학년도까지 40% 이상 확대하라고 권고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6개 대학과 더불어 17개 시·도 교육청을 대상으로 학교 현장의 학생부 기재현황에 대한 추가 실태조사도 하고 209건의 기재 금지 위반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6개 고교에 대해 '기관 경고'를, 교원 23명에게 '주의' 처분을 하고 161건에 대해서는 시정 권고를 했다고 밝혔다.

◇ 초·중·고 학생선수 1.2% "폭력 피해"…가해자 학생선수가 최다

이날 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는 지난 7∼8월 초·중·고 학생 선수 5만9천4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폭력피해 전수조사 결과도 논의됐다.

조사에는 93.3%에 해당한 5만5천425명이 참여했으며 그중 1.2%인 680명이 폭력 피해를 겪었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남학생(1.3%)이 여학생(1.0%)보다 높았으며 초등학생(1.8%)이 중·고등학생(1.0%)보다 높았다.

가해자 519명으로, 같은 학생 선수인 경우가 338명으로 가장 많았다. 체육 지도자인 경우는 155명, 교사 7명, 기타 19명으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가해자에 대해 학교 내 학교 폭력전담기구, 교육지원청의 학교 폭력심의기구 조사 결과에 따라 조처할 방침이다.

가해 체육 지도자와 교원에 대해서는 아동학대 신고, 경찰 조사와 함께 신분상의 조처와 자격 상 조처 제한도 진행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앞으로 학생 선수 폭력 피해 실태조사를 주기적으로 추진하고 연말까지 개선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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