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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득 1만달러·14억명 시대…'양극화' 최대 난제

송고시간2020-01-1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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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성장에 중진국 도약…시진핑 '샤오캉 사회' 성과될듯

'중진국 함정' 놓여…빈부 격차·노령화·기술 혁신 넘어서야

중국, 소득 1만달러·14억명 시대…'양극화' 최대 난제 (CG)
중국, 소득 1만달러·14억명 시대…'양극화' 최대 난제 (CG)

[연합뉴스TV 제공]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이 인구 14억명을 돌파하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 시대에 진입했지만 극심한 양극화가 향후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 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엄청난 빈부 격차와 매년 떨어지는 경제성장률, 급속한 노령화 등은 14억 인구를 만족시키는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구현에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17일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1인당 GDP는 1만276달러로 처음으로 1만달러의 관문을 넘어섰다.

중국은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의 개혁개방 이후 고속 경제성장을 달려왔지만 2000년까지만 해도 1인당 GDP는 1천 달러에 못 미쳤다.

그러나 저렴한 인건비와 막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20여년 만에 1인당 소득을 10배까지 끌어올렸다.

중국은 신중국 건국 당시만 해도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였고 1978년 개혁개방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의 폐쇄 국가였다.

중국, 소득 1만달러·14억명 시대…'양극화' 최대 난제 - 2

하지만 이제 경제 규모로는 미국 다음으로 올라섰고 1인당 GDP 또한 1만달러를 돌파하며 중진국 수준으로 도약했다.

또한, 중국은 인구도 지난해 기준 14억명을 돌파해 막대한 내수 시장까지 확보하게 됐다.

14억 인구 규모만 따지면 중국은 세계 최대 노동 시장이자 가장 역동적인 소비 시장으로서 장점을 갖추게 된 셈이다.

이런 성과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중국몽'(中國夢)을 내세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절대 권력 강화와 장기 집권을 위한 훌륭한 성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진핑 주석과 중국 공산당은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를 만드는 목표를 내세웠는데, 1인당 GDP 1만 달러 돌파는 이를 완수했음을 대내외에 보여주는 근거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소득 1만달러·14억명 시대…'양극화' 최대 난제 (CG)
중국, 소득 1만달러·14억명 시대…'양극화' 최대 난제 (CG)

[연합뉴스TV 제공]

하지만 이런 겉모습과 달리 심각한 빈부 격차, 산업 구조 선진화, 경제 성장 정체, 고령화, 내부 갈등 등은 '중진국 함정'에 탈출하기 위해 서둘러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기존 신흥시장 국가들도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중간소득 수준에 이른 뒤 높은 성장 속도를 유지하지 못 했거나 기술 혁신 부족 등으로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도 작용했겠지만 지난해 중국의 GDP 성장률이 6.1%로 2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기록했고 매년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는 것은 중국이 이제 고성장이 보장된 국가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롄핑(連平) 교통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노동 비용도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면서 "안정적 성장을 유지하려면 도시화를 가속해 소비를 촉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중타이(中泰)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쉰레이(李迅雷)는 "소득 구조를 개선하고 내수를 확대하며 기술을 혁신해 중진국의 함정을 피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소득 증가에 따른 극심한 빈부의 차는 향후 중국 공산당의 1인 지배 체제마저 흔들 수 있다.

중국의 2018년 1인당 가처분 소득은 4천달러 수준으로 멕시코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즉 실제로 버는 돈으로는 살인적으로 치솟는 집값 등을 부담할 수 없어 부유층과 빈곤층의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분배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펴오면서 중국에서는 빈부 격차를 용인한 측면이 적지 않다.

닝지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
닝지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

[베이징 AP=연합뉴스]

베이징의 한 로펌 관계자는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지만 역설적으로 부자의 천국이며 한국보다 오히려 황금 만능주의가 심하다는 비판이 많다"면서 "특히 부의 대물림은 중국의 아킬레스건이다"고 말했다.

중국은 상속세가 없으며 주택 보유세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부의 대물림의 견제 장치가 없다는 의미다.

2017년 중국의 지니계수는 0.467로 0.5에 가까웠다. 불평등의 척도로 쓰이는 지니계수가 0.4가 넘으면 그 사회의 불평등 정도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판단된다.

인구 14억명 돌파로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의 타이틀은 유지했지만 날로 심각성이 더 해가는 인구구조의 문제도 노출되고 있다.

중국은 출생률은 사상 최저로 떨어졌으며 노동인구 연령의 감소와 고령화 현상은 더욱 심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생률은 인구 천 명당 10.48명으로 사상 최저고 60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의 18%에 달하며 매년 급속히 늘고 있다. 노동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젊은 세대가 노년층을 먹여 살려야 할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중국은 수십년간 '한 자녀 정책'을 계속하다가 최근 폐지했으나 막대한 경제적 부담으로 젊은 층이 아이 낳기를 꺼리면서 중국의 인구 구조는 노령화 추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막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저임금 제조업을 성장시켜왔던 중국으로서는 기술 기반의 제조업 또는 서비스업으로 변모하지 않고서는 심각한 경제 상황을 맞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학의 인구 전문가 이푸셴은 "중국의 경제 규모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중국의 급속한 고령화 탓에 중국은 영원히 미국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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