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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독처럼 '남북 통신사 특파원 교류'될까…이질감 극복 '첨병'

송고시간2018-09-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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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원의 "남북 통신사 상대 건물서 상주" 언급, 언론교류 촉매제 되나

동서독선 1972년 뉴스통신사 특파원 상호 파견으로 언론교류 물꼬

언론교류, 양측 이해 증진…정보 부족·오해서 비롯되는 충돌 완화에도 한몫

임동원,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 의견은
임동원,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 의견은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 좌장인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공동이사장이 지난 13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scoop@yna.co.kr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남북 교류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하는 가운데, 양측 언론교류도 본격적으로 논의 선상에 오를 전망이다.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원로자문단의 청와대 오찬에서 자문단장인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공동이사장이 "남북 언론의 교류가 중요하다"고 말해 현재 정체된 언론교류 분야에도 불씨를 지필지 주목된다.

특히 임 이사장은 "남과 북의 통신사가 서로의 건물에 들어가 상주하며 활동을 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임 이사장의 이런 언급은 뉴스통신사 교류가 독일 통일 전 동서독 간 언론교류의 시발점이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동서독의 경우 1972년 11월에 체결된 '동서독 언론교류 관련 합의문서'에 따라 뉴스통신사 간 특파원의 상호 파견으로 언론교류의 문이 처음 열렸다.

남북 통신사 특파원 교류 (PG)
남북 통신사 특파원 교류 (PG)

[최자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당시 서독의 dpa 통신 소속 기자 2명과 동독의 ADN 통신 소속 기자 2명이 임시특파원으로서 각각 상대지역에서 정식 취재활동을 시작했다.

이에 앞선 협상 과정에서 서독 정부와 언론이 동독 측 당국자들과 접촉면을 늘려가면서 설득해냈다.

동독이 전면적인 언론교류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뉴스통신사 간 교류로 서서히 실질적인 교류 기반을 조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같은 해 12월 동서독 간 기본조약이 체결되면서 양측간 언론교류를 본격화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서독 언론인이 동독 당국의 허가 아래 합법적으로 특파원으로 상주할 수 있는 길이 생긴 것이다. 1969년 서독의 빌리 브란트 총리가 동독 언론인의 서베를린 자유 방문을 허용해 동독 언론인은 서베를린에서의 취재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특히 1973년 가을 dpa 통신 기자들이 동독에 상주특파원으로 정착하면서 언론교류의 틀이 자리잡히기 시작했다.

통신사 다음엔 신문과 시사잡지 기자들이 동독으로 취재 길에 올랐다. 뒤를 이어 공영방송인 ZDF도 임시특파원을 보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까지 서독 언론인 20명과 동독 언론인 6명이 각각 상대국에 체류했다.

연합뉴스와 조선중앙통신 로고 [베를린=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조선중앙통신 로고 [베를린=연합뉴스]

다만, 서독에서 주거와 이동에 제한을 받지 않은 동독 측 특파원과 달리 서독 측 특파원들은 동독에서의 취재 범위와 방식에 제한을 받았다.

서독 특파원들은 동베를린에서만 거주할 수 있었다. 다른 동독 지역에서 취재하거나 여행할 경우 관계 기관에 신고해야 했다. 동독은 외무성의 언론관계부를 통해 서독 특파원들을 지원 및 관리했다.

동독이 서독 특파원들을 상대로 취재에 제한을 둔 것은 언론관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와는 다른 탓이 컸다.

동독은 헌법에 언론의 자유를 보장했지만, 언론이 '부르주아 사상을 전파하기 위한 대중매체로 악용되는 것'을 경계했다.

동독은 언론을 사회주의 목표 달성을 위해 노동자들의 의사 형성을 가능케 하고 마르크스-레닌주의 사상의 전파에 기여해야 하는 것으로 바라봤다.

서독 특파원은 원칙상 1년간 유효한 기자증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비자를 발급받았다.

1976년부터는 가족도 같이 상주할 수 있었다. 취재 보조인력으로는 서독 시민뿐만 아니라 동독 시민도 고용이 가능했다.

동서독 간 언론교류는 양측 간 상호이해 증진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동서 분단 뒤 문화적 이질성이 점점 커진 상황에서 상대방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특히 정보 부족과 오해에서 비롯되는 동서독 당국 간의 충돌을 완화하는 데도 한몫했다.

남북 뉴스통신사 사장 사상 첫 회동
남북 뉴스통신사 사장 사상 첫 회동

지난 2007년 10월 12일 오후 평양시내 인민문화궁전에서 연합뉴스 김기서 사장(왼쪽)이 조선중앙통신 김기룡 사장을 만나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재 남측에서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가 평양지국 개설을 추진 중이다.

연합뉴스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국·영문 기사와 사진을 실시간으로 받아 국내에 독점 배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07년 10∼11월에는 조선중앙통신, 교도통신과 공동으로 서울과 평양, 도쿄에서 '고구려고분벽화 평양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김기서 연합뉴스 사장이 평양을 방문, 김기룡 조선중앙통신 사장을 만나 상호 지국 설치 및 특파원 상주 등 남북 뉴스통신사 간 교류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편 이미 북한에는 뉴스통신사 위주로 해외 언론이 주재하고 있다.

러시아 타스 통신과 중국의 신화통신은 일찌감치 상주해왔고, 2006년 9월에는 서방 언론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AP 통신의 영상전문 매체인 APTN이 진출했다.

이어 일본의 교도통신(2006년 9월)과 AP 통신(2012년 1월), 프랑스의 AFP 통신(2016년 9월)이 속속 북한 땅에서 지국을 개설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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