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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부르는 자궁내막증 급증…환자 85%가 30∼40대"

송고시간2017-06-13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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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차병원 분석결과…빨리진 초경, 만혼, 늦은 출산이 영향

"무증상이어도 정기검진 받는 게 최선의 예방책"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30∼40대 고령에 임신과 출산을 계획하는 여성에게 가장 큰 고민은 임신 성공률이 낮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난임을 일으키는 주원인 중 하나인 '자궁내막증'이 이 연령대에 집중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내막 조직이 자궁이 아닌 나팔관, 복막 등의 부위에서 증식하는 것을 말한다. 이 질환이 있으면 생리통과 골반통 같은 증상이 생길 뿐만 아니라 임신을 어렵게 한다.

13일 여성질환 전문 강남차병원 통계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2009년 3천184명에서 2016년 1만5천968명으로 7년 사이 5배가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 48.3%, 40대 36.9%로 30∼40대가 전체의 85.2%나 됐다. 이어 20대 10.8%, 50대 6.3%, 60대 0.4%, 10대 0.1% 순이었다.

이런 환자 증가 추이는 전국적으로도 비슷하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궁내막증 진료분석 자료를 보면 2008년 5만3천명이었던 진료인원이 2015년에는 9만4천857명으로 4만1천857명이 늘었다.

문제는 자궁내막증의 가장 흔한 증상인 골반통증이 보통 생리통과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생리를 하는 여성들 상당수가 자신이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지내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는다는 점이다.

더욱이 일부 미혼 여성들은 이런 증상을 알고도 주위의 편견 때문에 산부인과를 기피해 병을 키우는 경향마저 있다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류상우 교수는 "임신 과정 중의 자궁내막은 배아가 자궁에 착상할 때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이라며 "하지만 자궁내막증이 생기면 난소와 주변 장기가 붙어버리는 골반 내 유착을 일으켜 나팔관의 원활한 운동을 방해하고, 수정 후 배아가 자궁 내로 유입되는 과정에 문제를 일으켜 난임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빨리지는 초경과 늦어지는 결혼·출산,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이 자궁내막증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배효숙 교수는 "생리를 시작한 후 수년간 통증이 없다가 갑자기 생리통이 생겼다면 자궁내막증의 가능성이 큰 만큼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만약 임신이 잘 안 되면서 자궁내막증이 심할 때는 원인질환인 자궁내막증부터 치료하고 후에 난임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궁내막증 치료는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환자가 느끼는 증상의 정도, 추후 임신을 원하는지 아닌지, 각각의 치료에 따른 부작용 등이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수술치료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복강경 수술이 주로 시행된다.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덜한 게 장점이다. 최근에는 배꼽에 낸 1개의 구멍을 통해 수술 흉터를 최소화하는 로봇수술도 활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향후 임신할 계획이 없는 여성의 경우에는 재발을 막기 위해 수술 후 혈중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농도를 억제함으로써 자궁 밖에 존재하는 자궁내막증 병변을 소멸 또는 위축 상태로 만드는 호르몬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류 교수는 "자궁내막증 수술 후 임신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많이 하지만 자궁내막증으로 유착된 조직을 제거하면 난소기능이 정상인 난임 여성은 임신 성공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 질환의 예방과 조기치료를 위해서는 증상이 없을 때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게 최선이다.

또 자궁내막증은 생리와 관계가 깊으므로 자신의 생리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외에도 하복부를 따뜻하게 해주고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노력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궁내막증 로봇수술 모습
자궁내막증 로봇수술 모습

[강남차병원 제공=연합뉴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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