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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옮길라"…전국 철새도래지 지자체 '바짝 긴장'

송고시간2016-11-2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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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개체수 더 늘어날 듯…맞춤형 방역체계 '가동'


내달 개체수 더 늘어날 듯…맞춤형 방역체계 '가동'

(의정부=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서해안 벨트를 따라 수도권까지 북상하는 등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철새도래지를 둔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철새도래지에 대한 차단방역을 강화하고 이동을 통제하는 등 자체적으로 AI 확산을 막기 위해 부심하지만, 하늘로 이동하는 까닭에 뾰족한 대책이 없어 애만 태우는 실정이다.

특히, 다음 달부터는 가창오리와 떼까마귀의 개체 수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AI 확산 가능성이 커지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논 위의 겨울 철새
논 위의 겨울 철새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22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에서 겨울 철새들이 수확이 끝난 논에서 휴식하고 있다. 겨울 철새가 조류 인플루엔자(AI)를 퍼뜨리는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축산·환경 당국이 주요 철새도래지 방역을 강화하고 탐조행사를 제한하고 있다. 2016.11.22 andphotodo@yna.co.kr

◇ AI '주범' 철새, 한국서 얼마나 월동하나

환경부가 이달 11∼13일 전국 76곳의 철새도래지에서 철새 현황을 조사한 결과, 모두 196종 90만8천802마리가 월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개체 수가 많은 종은 청둥오리(21만7천478마리), 쇠기러기(15만9천386마리), 큰기러기(11만8천512마리), 흰뺨검둥오리(6만5천815마리), 떼까마귀(4만4천779마리), 가창오리(3만4천173마리) 순이다.

오리·기러기·고니류가 전체 개체 수의 76.3%인 32종 69만2천984마리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 1월과 비교해 거의 비슷한 수준의 오리와 기러기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월동 중이며 다음 달부터 가창오리와 떼까마귀 개체 수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가창오리는 러시아 레나강에서 시베리아 동부, 아무르와 사할린 북부, 캄차카 반도 등에 분포하며 이들 오리의 90% 이상이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난다.

가창오리는 남하할 때는 약 670㎞를 쉬지 않고 비행하지만 북상할 때는 중간 경유지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는 남쪽에 머물던 가창오리가 내년 2월 이후 북상할 때도 서해안 벨트인 새만금과 금강호를 통해 북상하거나 삽교호를 잠시 거쳐 러시아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가장 큰 피해를 낸 AI는 2008년 봄철 발생했으며 이때도 철새가 북상하면서 AI 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가 조류 인플루엔자의 주범'
'우리가 조류 인플루엔자의 주범'

(논산=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충남 논산시 채운면의 한 오리사육농장과 불과 100m도 떨어지지 않는 소하천에 청둥오리 수백여마리가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들 오리는 밤이면 주변 논으로 몰려다니며 먹이활동을 한다. 이때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가금류에 옮기는 것으로 방역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2016. 11. 24
jung@yna.co.kr

◇ 주요 철새도래지는

철새들의 유입이 이어지면서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에 대한 방역이 AI 확산 방지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철새도래지는 17개 시·도에 총 76곳이다.

철새도래지가 가장 많은 곳은 충남과 경기도로, 충남에는 아산만, 천수만, 아산호, 삽교호, 예당저수지, 석문 간척지, 서산 대호, 가로림만, 봉강천, 부남호 등 17곳이, 경기도에는 대부도, 시화호, 남양만, 공릉천, 한강하구, 청미천, 임진강(장남교), 남한강(여주), 진위천 등 14곳이 있다.

그 다음으로 많은 전남에는 무안 현경면·운남면, 해남고천암, 영암호, 금호호, 여자만, 순천만, 광양만 등 10곳이, 강원지역은 철원평야, 남대천, 경포호, 간성-대진해안, 원덕-삼척해안 등 7곳, 전북에는 곰소만, 만경강, 금강호, 동진강, 동림저수지 등 7곳이 있다.

이밖에 경남에는 창원 주남저수지와 창녕 우포늪 등 6곳, 경북에 구미 해평, 포항-영덕해안 등 4곳, 제주에 성산, 용담-대정 등 4곳, 부산에 낙동강 하류, 부산-울산해안 등 3곳, 울산에는 울산-구룡포 해안, 태화강 등 2곳, 충북은 미호천 1곳, 서울에는 한강 성산-성수 1곳이 있다.

이 가운데 개체 수가 많은 곳은 부남호(충남.12만7천949마리), 간월호(충남.6만8천254마리), 남양만(경기.5만1천847마리), 철원평야(강원.4만2천176마리), 낙동강하구(부산.3만7천374마리), 영암호(전남.3만4천194마리) 순으로 나타났다.

올겨울 들어 처음 AI가 발현한 곳은 지난 11일 충남 천안 봉강천으로,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철새도래지 방역
철새도래지 방역

(나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남도 동물위생시험소 방역요원들이 24일 오후 나주시 공산면 동천리 철새도래지(우습제)에서 고병원성 AI의 차단방역을 하고 있다. 2016.11.24 [전남도 제공=연합뉴스] sangwon700@yna.co.kr

◇ 지자체들, 맞춤형 방역체계 가동

AI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정부는 철새도래지와 주변 농가를 대상으로 예찰과 방역활동을 강화하도록 전국 지자체와 가축위생방역본부에 지시했고,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0시부터 28일 0시까지 48시간 동안 전국 가금류 관련 사람, 차량, 물품 등을 대상으로 일시 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또 환경부는 지난달부터 내년 2월까지 전국 35곳의 철새도래지 상시 예찰 지점에서 총 2만 점의 야생조류 분변 수거 검사를 진행한다. 26일 현재 6천 건을 분석 중이며 다음 달에는 8천 건으로 더 늘리기로 했다.

여기에 월동지 방역뿐 아니라 철새의 이동 경로를 파악해 이동 경로 상에 있는 농가의 방역 조치도 대폭 강화했다. 특히, 이번 AI 발생으로 월동 중인 철새가 내년 2월 이후 북상할때 주요 경유지를 선제 방역할 방침이다.

각 지자체는 주요 철새도래지 관리에 집중하는 한편 지역 맞춤형 방역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경기도는 다음 달 4일까지 AI 발생 우려가 큰 철새도래지, 과거 발생지 등 AI 중점방역관리지구와 도내 가금농가에 대해 223명의 전담공무원이 매일 이상 유무를 확인하도록 했다.

파주시와 화성시는 철새도래지인 한강하구와 임진강, 시화호, 화성호에 출입을 금지하는 플래카드를 추가로 설치해 AI 예방과 차단방역 홍보를 강화키로 했다.

화성시는 읍·면·동 24개 공동방제단과 축협 공동방제단을 동원해 축산농가 일대와 취약지역 중점방역도 병행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26일 "겨울 철새가 국내로 계속 들어오고 있어 철새로 인한 농가 전파 위험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농장 간 전파를 막기 위해 차량과 외부인 출입통제, 철저한 소독, 야생조류 접근 방지 조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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