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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에 석유 끊어라" 압박에 中 "책임 미루지마라" 반격

송고시간2017-09-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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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추이톈카이 설전 이어 中 매체들 떼지어 대미 공격

인민일보 "중국의 대북책임론은 미국 습관…中 수용 못 해"

美-中 새 대북제재안 '타협'…초강경 압박엔 '못 미쳐'(CG)
美-中 새 대북제재안 '타협'…초강경 압박엔 '못 미쳐'(CG)

[연합뉴스TV 제공]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이후에도 미국이 북한에의 원유 금수를 강력하게 요구하는데 대해 중국이 "유엔 결의 이상으론 안 된다. 책임을 미루지 마라"고 반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의 말싸움에 이어, 중국이 관영 매체들을 동원해 자국을 겨냥한 미국의 '대북책임론'을 치받고 나섰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생긴 근본 원인은 북미 갈등인데도, 그걸 중국 책임으로 넘기지 말라는 것이다.

중국 내의 이런 기류는 대북 제재의 성패가 북한 전체 교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는 미국과는 딴 판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그동안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중국의 '고무줄 제재'로 인해 무산됐기 때문에 이번에는 중국 기업·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나, 중국은 대북 원유 금수로 북한 체제가 붕괴되면 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는 현실 인식을 하면서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그런 가운데 미국은 대북제재 미흡을 이유로 더 강한 대중 압박을 한다는 기세이고, 중국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기싸움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미 미중 정부 간에 '일합'을 겨뤘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지목한 채 "그들도 자신만의 직접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이런 무모한 미사일 발사를 참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중국은 북한의 원유 대부분을 공급하고, 러시아는 북한 강제노동의 최대 고용주"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추이 주미 중국대사는 15일 "미국은 북핵 문제를 중국에만 맡겨 놓으려 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이 북핵 문제를 더 위험하게 하는 행동을 삼가고, 대화와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은 18일 1면 논평을 빌려 중국이 이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중국을 겨냥한 '대북 책임론'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인민일보는 "미국은 중국의 북핵 책임론을 선전하는 게 습관이 됐다. 중국은 이를 잘 알고 있으며 미국 측의 '책임' 압박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신문은 그러면서 "대북 제재가 북한 민중과 제삼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선 안 되고 정권을 전복시키는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은 미국이 북핵 문제에 있어 책임을 미루려는 속셈에 반대한다. 북핵 문제의 본질은 북미 간의 모순으로 미국은 제재와 압박 그리고 걸핏하면 군사행동으로 대화와 협상의 분위기를 방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아울러 "중국은 안보리 결의를 전면적으로 집행하면서 큰 대가와 희생을 치르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지지 않지 않는 동시에 한미일이 지역 정세를 어지럽히지 않길 바란다. 미국의 책임 미루기는 무책임한 행위로 지역 안전에 백해무익하다"고 덧붙였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사설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가 최고 목표라면서 한국·미국과 북한을 싸잡아 "다른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이들 매체는 "미국의 빌 클린턴과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협상을 철회한 이후 중국만이 비핵화를 원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한반도 통일 목표 아래 한미 양국이 북한 내 사회적 갈등과 체제 전복을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들은 이와함께 체제 전복을 막기 위해 핵 개발을 시작했던 북한이 이젠 '핵보유국'의 지위를 노린다고 비판하면서 "한미는 (그런 북핵 문제에 대응하면서) 일본과의 동맹,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확장, 중국의 동북아 영향력 손상 등 다른 의도까지 가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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