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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금지헌법 日총리가 제안…놀랐다' 맥아더 편지 확인"

송고시간2016-08-1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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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신문 보도…'헌법은 전승국이 강요했다' 우파 주장 견제

아베 "헌법은 점령군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우리 손으로 새로 써야"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전쟁을 금지하는 일본 헌법 9조는 시데하라 기주로(幣原喜重郞·1872∼1951) 전 일본 총리의 제안에 따른 것이라는 설을 뒷받침하는 더글러스 맥아더 전 연합국총사령부(GHQ) 사령관의 편지가 발견됐다고 도쿄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이는 일본 헌법은 전승국이 강요한 것이므로 고쳐야 한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재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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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맥아더 전 사령관이 "전쟁을 금지하는 조항을 헌법에 넣자는 제안을 시데하라 전 총리가 했다"며 다카야나기 겐조(高柳賢三, 1887∼1967) 전 헌법조사회 회장에게 보낸 편지를 호리오 데루히사(堀尾輝久) 도쿄대 명예교수가 발견했다.

시데하라는 1945년 10월∼1946년 5월까지 일본의 44대 총리로 재직했으며 헌법의 제정에 관여한 인물이다.

맥아더 당시 사령관은 1958년 12월 15일 다카야나기 전 회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시데하라 전 총리의 제안을 받고서 "놀랐다. 총리에게 마음으로부터 찬성이라고 말하자 총리는 명백하게 안도하는 표정을 보여 나를 감동시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런 설명은 "시데하라 총리가 새로운 헌법의 초안을 만들 때 전쟁과 무력 보유를 금지하는 문안을 넣도록 제안했습니까 아니면 귀하가 헌법에 넣도록 권고했습니까"라고 다카야나기 전 회장이 서신으로 질의한 것에 대한 답장에 담겼다.

맥아더는 같은 해 12월 5일 다카야나기 전 회장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헌법 9조에 관해 "세계에 대해 정신적인 지도력을 부여하려고 의도한 것"이라며 시데하라 전 총리의 "선견지명과 나라를 다스리는 능력, 예지의 기념탑으로서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고 칭송했다.

호리오 명예교수는 다카야나기 전 회장이 일본 헌법의 제정 과정을 조사하기 위해 1958년에 미국에 건너갔고 맥아더 전 사령관과 서신을 교환했다는 사실에 주목해 일본 국회도서관이 보관하고 있는 헌법조사회 관계자료를 뒤져 올해 1월 영문 편지와 헌법조사회가 작성한 일본어 번역문을 발견했다.

이들 서신은 '일본 헌법은 패전 직후 점령시대에 일본의 힘을 꺾으려고 점령군이 강요한 것'이라는 일본 내 우파 및 개헌 세력 등의 주장을 반박하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헌법 자체가 점령군의 손의 의해 만들어진 것은 명확한 사실'이라고 규정하고 '우리 자신의 손으로'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맥아더 전 사령관은 과거에 미국 상원 등에 출석해 헌법 9조가 시데하라 전 총리에 의해 제안된 것이라고 진술했으나 이를 믿을 수 없다고 하는 학자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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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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