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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 운전자 움찔하게 하는 '마(魔)의 도로'

송고시간2016-11-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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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구조적인 문제에 운전자 부주의 겹쳐 사고 잦아


도로 구조적인 문제에 운전자 부주의 겹쳐 사고 잦아

(전국종합=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도로 구조적인 문제에 운전자의 부주의가 더해져 유난히 사고가 빈발하는 도로가 전국 곳곳에 있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산악회 관광버스 사고가 발생한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회덕분기점도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반복되는 지점으로 꼽힌다.

6일 오전 9시 32분께 대전시 대덕구 신대동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회덕 분기점 인근에서 이모(55)씨가 몰던 관광버스가 우측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승객 4명이 숨졌고, 40여명이 다쳤다. 사진은 사고 당시 현장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6일 오전 9시 32분께 대전시 대덕구 신대동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회덕 분기점 인근에서 이모(55)씨가 몰던 관광버스가 우측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승객 4명이 숨졌고, 40여명이 다쳤다. 사진은 사고 당시 현장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6일 오전 9시 30분께 대전 대덕구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회덕분기점 인근에서 이모(55)씨가 몰던 관광버스가 옆으로 넘어지면서 산악회원 4명이 숨지고 20여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사고 직전 버스 앞에서 끼어들기를 한 쏘나타 운전자 윤모(76)씨가 사고를 유발한 혐의(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로 구속됐고, 버스기사 이씨는 전방을 제대로 주의하지 않은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두 운전자의 각각 과실이 어느 정도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운전자들의 과실도 있지만, 이 도로를 자주 다니는 이들은 사고가 난 회덕분기점 부근은 구조적으로 사고가 빈발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경부고속도로에서 4·5차를 타고 회덕분기점을 지나면, 자연스럽게 호남지선으로 빠지게 된다.

4·5차로가 그대로 호남지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4·5차로를 달리던 운전자가 경부고속도로로 계속 주행하려면 미리 1·2·3차로로 차선을 바꿔야 한다.

이 점을 잘 모르면, 회덕분기점 직전에 차선을 급히 바꿔야 할 경우가 생긴다.

도로 위나 표지판 등에 호남지선으로 가는 방향이 쓰여 있지만 초행자 등은 이를 놓치기 십상이다.

사고난 관광버스 블랙박스를 보면, 윤씨의 쏘나타 차량이 호남고속도로 지선 쪽으로 가려다 경부고속도로 방향 3차로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진입한다.

고령인 윤씨의 경우도 도로 특징을 몰랐거나 표지판을 제대로 읽지 못해 뒤늦게 차선을 변경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실제 윤씨는 경찰 조사에서 "주행 차로를 그대로 달렸을 뿐"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지난 9월 유치원생 등 23명이 탄 버스가 넘어진 부산 기장군 곰내터널도 한때 비만 오면 차량이 옆으로 넘어져 '마의 구간'으로 불린다.

지난 9월 부산 기장군 정관읍 도시고속화 도로 곰내터널 안에서 정관신도시 방향으로 달리던 모 유치원 버스가 전도되자 이를 목격한 시민이 차량 유리를 깨고 들어가 유치원생을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9월 부산 기장군 정관읍 도시고속화 도로 곰내터널 안에서 정관신도시 방향으로 달리던 모 유치원 버스가 전도되자 이를 목격한 시민이 차량 유리를 깨고 들어가 유치원생을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터널 안에서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고 내리막길에 바닥이 평평하지 않는 등 구조적인 문제점이 여러 차례 지적됐다.

경찰은 올해까지 곰내터널 인근에 구간 과속단속 카메라를 설치하고 10억원을 들여 포장면에 홈을 판 미끄럼 방지시설 그루빙(grooving)을 설치하기로 했다.

충북 청주에 있는 산성도로 역시 사고가 빈발, 운전자들을 떨게 하는 '공포의 도로'로 악명이 높다.

2009년 11월 개통된 이 도로에서는 지금까지 산성터널∼명암타워 앞 삼거리 1.7㎞ 구간에서만 39건의 사고가 발생, 2명이 숨지고 67명이 다쳤다.

산성도로 경사가 9.8%로 비교적 심하고 급커브 구간이 많아 사고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회덕분기점이나 부산의 곰내터널, 청주의 산성도로의 잦은 사고는 모두 도로 자체 문제에 운전자의 부주의가 겹치면서 일어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사고가 잦은 도로에 대해서는 더 꼼꼼하게 살펴 교통사고 예방 대책을 면밀히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진태 한국교통대학교 교통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매년 사고가 빈발하는 도로를 조사해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교통량이 많거나 큰 도로 위주로 개선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사고가 자주 나더라도 일부 빠지는 구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도로교통공단 등에서 사고 다발 지역을 조사해, 보고서를 만들어 지자체에 제공하지만, 지자체는 예산 부족 등으로 즉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질적으로 사망사고가 잦은 폭 9m 미만 생활권 도로 등에 대한 예방 대책을 세우는 등의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so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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