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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차단제 성분 햇빛·수영장 염소와 만나면 발암 위험

송고시간2017-06-3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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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차단
자외선 차단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자외선 차단제 속에 들어 있는 중요 성분이 햇빛과 수영장이나 수돗불 소독에 쓰인 염소와 만나면 암 등을 유발하는 독성이 강한 물질로 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과학 매체 피스닷오르그 등에 따르면, 러시아 과학자들은 세계적으로 자외선 차단제에 많이 쓰이는 아보벤존(Avobenzone, 성분명: 부틸메톡시디벤조일메탄)이 자외선과 염소 처리한 물에 동시 노출되면 암 유발 독소를 만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로모노소프 모스크바 국립대학 화학과 알베르트 레베데프 교수팀은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뒤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일광욕을 하는 상황을 재연한 모의실험을 했다.

그런 다음 유기화합물 분석에 쓰는 크로마토그래피 질량 분광 분석기를 이용해 피부의 화학성분들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아보벤존이 분해돼 알데하이드류와 페놀류, 염화 아세틸벤젠류 등의 새 물질이 생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화합물들은 원래, 그리고 특히 염소와 만나는 경우 더욱 독성이 강하고 악성 종양이나 불임을 유발하고 인체 자연치유력을 교란할 가능성이 있다.

레베데프 교수는 실험 결과 통상 안전하다고 알려진 이 화학물질이 염소 및 자외선과 만나면 더 위험한 화합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물질은 화장품 등의 형태로 수많은 사람, 특히 임신부와 어린이도 자주 사용하는 것이어서 화합물 자체와 특정 조건에서 변형 생성된 물질 등에 관한 독성 연구를 철저히 해 규제와 금지, 대체물질 이용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케모스피어' 최신호에 게재됐다.

레베데프 교수팀은 현재 바닷물과 민물에서 아보벤존이 어떻게 분해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연구팀은 수돗물이나 수영장 물은 물론이고 바닷물과 호숫물 등도 염소와 브롬산염 등이 섞이면서 유해한 분해 산물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자외선 차단제
자외선 차단제

[게티 이미지뱅크 제공]

자외선 차단제는 크게 물리적 차단제와 화학적 차단제 둘로 나뉜다. 화학적 차단제에는 차단 효과가 좋은 아보벤존을 비롯한 벤젠 계열 유기화합물이 주성분으로 들어간다.

벤젠 계열 유기화합물은 이중결합이 깨지면서 자외선을 흡수해 차단 효과를 낸다. 문제는 이중결합이 깨지고 남은 물질이 장기간 피부에 남아 흡수되면서 인체에 유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며 이는 오래전부터 학계에서 거론돼왔다.

햇빛과 만나면 활성산소를 생성, DNA를 손상한다는 일부 보고도 있다. 또 지난해 미국 내분비학회에선 차단제 성분 중 아보벤존을 비롯해 호모살라트, 메라디메이트, 옥시살라테 등 여러 성분이 남성 생식 능력을 약화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정자세포의 칼슘 회로를 차단해 활동성을 약화하고 난자와의 수정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일부 업체는 아보벤존 대신에 다른 벤젠류 화합물을 넣었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학자들은 벤젠류 화합물의 구조적 특성이 같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좀 더 정밀한 독성 연구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게티 이미지뱅크 제공]
[게티 이미지뱅크 제공]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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