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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했던 모기들, 올 여름 갑자기 사라졌다…그 이유는

송고시간2016-08-0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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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개체수 30∼40% 줄어…'지카 공포' 유충 박멸작전 영향

물웅덩이 말린 불볕더위, 집중적 장마도 모기 줄이는데 한몫


작년보다 개체수 30∼40% 줄어…'지카 공포' 유충 박멸작전 영향
물웅덩이 말린 불볕더위, 집중적 장마도 모기 줄이는데 한몫

(전국종합=연합뉴스) 심규석 이승민 기자 = 한여름 밤 모기가 윙윙거리는 소리를 들으면 좀체 잠을 자기 어렵다. 빨갛게 불어난 물린 자리는 긁어도 긁어도 가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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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모기 개체 수가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 모기 퇴치용품을 들고 밤을 설쳐야 했던 작년과는 다른 분위기다.

방역 당국은 작년보다 모기 개체 수가 30∼40%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지카(Zika)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감을 누그러뜨리려 일찌감치 방역을 시작한게 큰 효과를 봤다는 얘기다.

모기 퇴치용품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세이다. 모기 개체 수가 줄기는 했지만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이 아직 수그러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 "유충 씨 말려라" 올해는 3월부터 대대적 방역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일본 뇌염의 국내 유행을 감시하기 위해 매년 3∼4월부터 10월 말까지 매개 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의 밀도를 조사하고 있다.

제주는 물론 부산, 경기, 강원, 충북 등 10개 시·도 각 1개 지점에서 푸른 빛을 내는 유문등(誘蚊燈)으로 모기를 채집하는 방식이다.

유문등을 이용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16일까지 채집한 모기 개체 수는 총 5천758마리다.

최근 몇 해간의 자료만 놓고 봐도 올해 채집된 모기 개체 수는 유난히 적다. 작년 같은 기간 채집된 모기 9천71마리보다 36.5% 적다. 2014년 1만447마리, 2013년 7천356마리, 2012년 9천710마리의 55∼78% 수준이다.

모기 개체 수 감소는 지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흰줄숲모기'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일찌감치 시작된 전국 17개 시·도의 방역활동과 무관하지 않다.

통상 무더위가 기지개를 켜는 5월께 방역활동이 시작되지만, 올해에는 지카 바이러스 공포 탓에 '모기 유충 박멸작전'이 3월부터 전국적으로 시작됐다.

충북도만 해도 이때부터 지난달 말까지 5개월간 물웅덩이나 하수구 등 4만3천886곳에서 방역 작업을 했다. 월 2회씩 시행하다가 5월부터는 주 1회로 방역 빈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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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자체도 방역을 강화하기는 충북도와 마찬가지다. 전북도는 지난 3월부터 보름 간격으로 시·군 방역 실적을 보고받고 있다. 강원도 역시 지난 3월부터 하수구를 비롯해 물이 고인 지점을 중심으로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 박멸을 추진해 왔다.

◇ 장마철 폭우·불볕더위도 모기 퇴치 한몫

시·도 방역 담당자들은 이른 방역활동 외에도 장마철 폭우와 불볕더위를 모기 감소 이유로 꼽는다.

장맛비로 모기 유충이 강과 바다로 떠내려갔고, 폭염으로 물웅덩이가 말라 사라지면서 유충의 서식환경이 악화했다는 얘기다.

올해의 장마전선은 예년보다 약했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습한 공기가 우리나라에 유입되면서 전국적으로 지난달 1∼6일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이 기간의 강수량은 222.6㎜로, 올해 장마 기간(6.18∼7.30)에 내린 강수량(332.1㎜)의 67%에 달했다. 지난달 하순부터는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6.1도로 예년(25.1도)보다 무려 1도나 높았다. 평균기온은 3시간 단위로 하루 8차례 기온을 잰 뒤 이를 더해 평균 낸 것이다.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한 것은 펄펄 끓는 가마솥 같았던 한낮의 최고기온이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광주에서는 38.2도의 폭염이 기록됐고, 31일 대구 달성구에서는 37.8도의 폭염이 나타났다.

전국 곳곳에서 폭염이 나타나면서 모기도 허덕인 것이다.

◇ 모기 퇴치용품 판매량은 증가세

모기 개체 수는 작년보다 줄었지만, 모기 퇴치제 수요는 오히려 늘었다.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모기 살충제와 모기장 판매량은 증가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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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통업체의 모기 퇴치제 판매량은 지난 5월 24만8천444개, 6월 46만7천419개, 지난달 52만8천69개에 달했다. 3개월간 판매된 모기 퇴치제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 더 많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화학용품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지카 바이러스 공포가 퍼지면서 스프레이형 모기 퇴치제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친환경 모기 방제용품을 찾는 소비자도 크게 늘었다.

이 업체의 5∼7월 모기장 판매량은 6만554개인데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 증가했다.

업체 관계자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 등으로 다음 달 말까지는 모기 퇴치제 판매량이 꾸준히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작년보다 모기 관련 제품 판매량이 늘었다"며 ""지카 바이러스가 이슈가 된 데 따른 것 같다"고 분석했다.

ks@yna.co.kr

logo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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