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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마찰 우려에도 美대사 공개비판…한반도문제 해결의지 강조

송고시간2020-01-1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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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협력은 한국 몫' 신호…'남북관계 개선 통한 비핵화 교착해소' 기조 유지

정부·여당도 해리스 발언에 "조선총독인가" 가세

'남측 외세 의존' 비판하는 북측 향한 메시지로도 해석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청와대가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남북협력 사업 추진 구상에 우려를 표하고 나선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정부여당, 해리스 미대사 비판·경고…"부적절" "조선총독인가"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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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jEtraD1_J-0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을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남북협력 관련 부분은 우리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전날 외신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의 남북협력 추진 구상을 두고 "향후 제재를 촉발할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에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가 분명한 경고음을 발신한 것이다.

나아가 '남북협력은 한국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못박은 점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구체적인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의 심기를 자극할 우려가 있음에도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남북관계 진전이 북미 비핵화 대화의 교착을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않고 남북협력을 증진시키며 북미 대화를 촉진해나갈 필요성이 커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접경지역 협력, 개별관광, 도쿄올림픽 공동입장·단일팀 구성 등을 구체적인 예로 들었다.

청와대
청와대

[촬영 도광환]

이는 낮은 단계의 협력부터 시작해 북한과의 대화를 늘려가며 중재자 내지 촉진자로서 비핵화의 구체적 방법론을 둘러싼 북미 간 견해차를 좁히겠다는 구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해리스 대사를 향한 청와대의 경고는 북한에 발신하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다.

'하노이 노딜' 후 비핵화 대화가 진전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지속적으로 그 원인이 외세에 의존하는 남측의 태도에 있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단호하게 선을 그으면서 '남북협력과 관련한 결정만큼은 우리가 주체적으로 한다'는 점을 북측에 어필하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청와대 및 정부가 미국을 비롯한 외세에 의존한다'는 의구심을 거두고 대화 테이블에 나오라는 북한을 향한 촉구성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의 강경한 입장에 이날 정부·여당도 힘을 보탰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해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면서도 "대북정책은 대한민국 주권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리스 대사의 언급은 개인 의견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라고 반문했다.

같은 당 설훈 최고위원은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해리스 대사의 발언과 이에 따른 청와대의 대응이 실제 한미 간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일부 남북협력 과제의 경우 대북 제재 완화가 수반돼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미국에 지나치게 각을 세우는 것은 지양하고 전략적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문 대통령은 신년 회견에서 "남북이 할 수 있는 협력을 최대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대해 한미 간 이견이 없고, 앞으로도 필요한 조치를 충분히 협력할 것"이라는 말로 일각의 우려를 불식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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